트럼프 비웃은 런정페이...화웨이, 미국 제재에도 상반기 매출 전년비 23% 증가

입력 2019-07-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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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국 구매·5G 통신장비 판매 호조가 실적 견인…구글 안드로이드 사용 여부가 향후 운명 결정할 듯

▲화웨이 상반기 매출 추이. 단위 10억 위안. 2019년 4013억 위안.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의 런정페이 설립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웃을 수 있게 됐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 5월 화웨이와 미국 기업의 거래를 금지시켰음에도 화웨이 매출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여 제재 영향이 미미했음을 보여줬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날 올해 상반기 매출이 4013억 위안(약 69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워드 량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생산과 선적 모두 단 하루도 차질을 빚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인 ‘엔티티(Entity)’ 리스트에 올리고 나서 이번 보고서는 이런 제재가 화웨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처음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창이었다. 량 의장은 “엔티티 리스트에 오른 뒤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성장했다”며 “앞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제재는 단기적으로 우리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의 압박을 받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앞 다퉈 사는 ‘애국 구매’를 보이고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관련 통신장비 판매도 호조여서 화웨이 매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WSJ는 풀이했다.

시장조사업체 커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 스마트폰의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그 결과 화웨이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3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량 의장은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50건의 5G 계약을 맺었다”며 “그중 11건은 엔티티 리스트 발표 뒤 수주간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재 영향이 연말께 나올 수 있다며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을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명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해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하지 못하면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제공하는 무수한 앱을 소비자들이 쓸 수 없어 해외 판매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8월 하순까지는 화웨이에 OS를 제공하지만 그 이후는 불투명하다. 량 의장은 “라이선스를 언제 얻을지 우리도 모르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화웨이는 안드로이드를 쓰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독자 OS인 ‘훙멍’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당초 통신장비 네트워크 용도로 설계된 것이다. 아직 화웨이가 훙멍을 통한 앱 생태계를 구축할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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