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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박원순표 '재개발 출구전략'
입력 2019-07-29 05:43
장위8ㆍ9구역 이어 15구역도 재개발 재시동…서울시 직권해제 ‘역풍’

박원순표 ‘재개발 출구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권으로 해제한 재개발 구역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을 재개하거나 소송을 통해 직권해제 무효를 끌어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당초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사업을 직권해제한 탓에 역풍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주민들은 지난 23일 성북동 성광교회에서 주민임시총회를 열고 재개발추진위원회(가칭ㆍ이하 추진위)의 추진위원 선임과 법인 전환 등을 의결했다.

이날 자리를 만든 장위15구역 추진위에 따르면 이번 총회는 토지 등 소유주 1601명 중 966명(60.3%)의 참여로 성원을 이뤘다. 주민 과반이 재개발 사업 재개에 찬성하는 뜻을 확인한 셈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추진위는 임의단체로서 구역지정해제 복원, 행정소송, 사업 추진에 있어 주민의 의사 결정을 대변할 수 없는 주체이기 때문에 이를 민법상 법인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구역해제 복원 이후 조합설립 시 법인은 자동으로 해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위15구역은 지난 2017년 주민 3분의 1이 구역 해제 동의서를 제출하고 주민 찬반 투표에서 사업 찬성률이 50%에 미달하면서, 지난해 5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서울시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 말까지 한시 조례를 도입해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1 이상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하고 주민의견 조사 결과 사업 찬성자가 50% 미만인 경우’ 정비구역을 직권해제했다.

현재 15구역 일부 주민은 해제 동의서가 실제 소유주 명의와 다르거나, 한사람이 여러 장을 제출하는 등 엉터리로 걷혔다며 정비구역 해제 무효확인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총회 개최도 주민의 재개발 추진 의지를 다시 확인해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취지다. 추진위는 15구역이 내년 3월 일몰제 대상이기 때문에 재판 승소 이후 일몰 전까지 주민 동의율 75% 이상을 확보해 조합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15구역과 마찬가지로 서울시의 한시 조례를 통해 직권해제된 장위 8·9구역도 직권해제 무효 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장위9구역 관계자는 “해제 동의서가 주민 3분의 1보다 9장이 더 많았는데, 이 중 잘못된 해제 동의서에 대한 사실 확인서를 23장 확보한 상태”라며 “재판에서 이 부분이 인정되면 해제 동의서가 기준보다 덜 걷힌 것이므로 정비구역 해제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패소해 최종적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장위11구역은 일부 주민이 정비구역 재지정을 위해 주민 동의서를 걷고 있다.

법원이 서울시의 재개발 출구전략에 제동을 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성북3구역은 최근 1심에서 서울시가 사업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직권해제 무효 판결을 받았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2017년 3월 직권해제한 사직2구역에 대해 최종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사직2구역 조합은 지난달 말 박 시장을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직권남용죄로 고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는 주민의견조사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해제하는데 서울시는 주민의견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모두 동의하는 것으로 보는 이상한 조례로 사업들을 직권해제했다”며 “사직2구역도 성북3구역도 주민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았으니 이제 와서 역풍을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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