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진정 기미 보이지 않아…일부 시위대, 중국 정부 기관에 낙서

입력 2019-07-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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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루탄·고무탄 발사하며 해산 나서…흰 옷 입은 괴한들이 시위대 습격하기도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에 걸려 있는 중국 정부 휘장이 21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뿌린 먹물로 뒤덮여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본토에 범죄인을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 민주주의 단체가 21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실시한 가운데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흐르고 경찰과의 충돌이 일어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미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도입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여서 시위대는 자신들과 충돌을 반복하는 경찰에 대한 비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이날 일부 시위대가 홍콩에 파견된 주요 중국 정부 기관에 계란을 던지거나 국장에 먹칠을 하고 시설 곳곳에 낙서를 하는 등 항의의 화살이 중국으로 직접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위 주최 단체인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약 43만 명이 참가했다. 경찰 추산은 13만8000명이었다. 시위대는 범죄인 인도법의 완전한 철회 이외에도 체포된 시위자 사면, 홍콩 최고 지도자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임 등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도 이날 오후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출발해 완차이에 있는 복합 체육시설인 사우던플레이그라운드까지 행진했다.

행진은 비교적 평화롭게 이뤄졌으나 종료 후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해산 명령을 무시하고 대법원 청사와 정부청사 방향까지 나아가는 것은 물론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까지 진출하자 아수라장이 됐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고 전했다. 외신들이 홍콩 경찰에 고무탄 발사 여부를 문의했으나 즉각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시위대는 연락판공실 청사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반중국 구호와 욕설 등을 써놓은 것은 물론 중국 정부 휘장에 날계란을 던지고 먹물을 뿌렸다.

한편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주요 시위 지역에서 수 km 떨어진 ‘위엔룽(Yuen Long)’ 지하철 역에서 흰 옷을 입은 괴한들이 시위대가 선호하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과 다른 승객을 상대로 나무 막대기로 무차별 폭력을 휘둘러 최소 36명이 부상했다.

이들은 시위대와 여행객 모두에게 물건을 던졌으며 기자를 포함해 사람을 가리지 않고 폭행했다고 SCMP는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정체를 갱단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경찰이 뒤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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