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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났을꼬”...‘김정은 벤츠 밀수 의혹’에 난감한 다임러
입력 2019-07-17 16:41

일본이 한국의 수출 관리 부실로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국제 사회가 ‘김정은의 방탄 벤츠’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요 이벤트 시에는 항상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타고 등장, 고가의 차량이 어떻게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느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것. 벤츠를 생산·판매하는 독일 명차업체 다임러의 입장이 난처해졌음은 물론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전략적 조달 네트워크 노출’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C4ADS는 보고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애용하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어떻게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는지를 추적한 결과를 보여줬다.

C4ADS에 따르면 대당 50만 달러(약 6억 원)가 넘는 방탄 벤츠 2대가 2018년 가을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출발지는 네덜란드이며, 북한에 도착하기까지 6월부터 10월까지 약 4개월이 걸렸다. 2대의 방탄 벤츠는 유럽 네덜란드에서 해상을 통해 41일 걸려 중국 다롄으로 옮겨지고, 거기에서 다시 일본 오사카와 한국 부산으로 우회해 최종 목적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역됐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평양까지는 북한 제트기 3대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위원장이 방탄 사양의 고가 리무진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먼가드’를 탄 모습이 처음으로 목격된 건 올해 1월 하순으로, C4ADS가 추적한 납차 시기로부터 불과 몇 개월 후였다.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과의 정상 회담에서는 또다른 세단형 벤츠를 이용하기도 했다.

WSJ는 국경을 넘나드는 방탄차 밀수 사례는 북한으로 사치품이 흘러들어가는 복잡한 무역 네트워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4ADS는 김정은의 사치품 수입에는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90개국이 연루됐다며 대북 금수 조치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정은 방탄 벤츠’ 논란에 가장 난감한 건 다임러다. 김 위원장이 해외에서 다른 나라 정상과 회담할 때마다 벤츠를 타고 나타나는 통에 매번 구설에 오르고 있어서다. 영국 롤스로이스도 마찬가지다. 작년 가을 김 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면서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등장했다.

다임러는 WSJ에 “(김정은의) 차량이 어디에서 어떻게 납품됐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15년 이상 북한과 거래 실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유럽 및 미국의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포괄적인 수출 관리 프로세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제삼자 혹은 중고차 판매는 우리 소관 밖이어서 책임을 지지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벤츠 마이바흐 S600 풀먼가드’를 납품할 때는 고객과 상의해 신중하게 인도 장소를 정한다“고 덧붙였다.

풀먼가드는 방탄 사양으로, 벤츠 모델 중에서도 최고가 라인이다. ‘마이바흐’도 16만 달러 이상의 고가 라인이지만, 김 위원장이 탄 마이바흐 S600 풀먼가드는 차체도 마이바흐보다 더 큰 데다 가격도 157만 달러(약 19억 원)가 넘어 범접이 어렵다. 한 나라의 정상이나 중동 석유재벌 등이 주요 고객이다.

사양도 독일 최고 탄도 방호 등급인 ‘VR9’을 충족, 가까운 거리에서 기관총을 난사하거나 지뢰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해 ‘도로 위의 장갑차’로 불린다.

다임러는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사 차량을 생산·판매하지만 북한은 공식 고객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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