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장급 협의체 열자' 서한 보냈지만 일본은 묵묵부답

입력 2019-07-17 11:00수정 2019-07-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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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열린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9.7.12(연합뉴스)
한국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통제를 막기 위해 일본에 재차 고위급 양자 회동을 제안했다.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7일 "양국간 국장급 협의체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일본에) 정식 서한으로 송부했다"고 말했다. 2016년 이후 3년 넘게 중단된 전략물자 수출 담당 국장급 협의체를 재개하자는 요구다. 한일 양국은 올 3월 이후 국장급 협의체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지만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재개되지 못했다. 서한은 16일 주일 대사관을 통해 일본 경제산업성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이달 초 일본이 반도체 원자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직후부터 일본에 국장급 고위공무원 간 협의를 열자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회동을 열더라도 과장급 실무진으로 대표의 급(級)을 낮춰야 한다고 고집했다.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통상당국 간 첫 회동 대표단이 과장급으로 꾸려진 것도 일본의 고집 때문이다.

이날 회동이 양국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진전 없이 끝나면서 한국은 일본에 24일까지 국장급 회동을 열자고 다시 요구했다. 한국을 화이트 국가(전략물자 수출 우대 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에 대한 일본 국내 의견 수렴 기한이 24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이번 서한에도 경제산업성에선 어떤 회신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코 요시히게 경제산업상은 16일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공격하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책 대화조차도 열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무성의에 우리 정부 안에서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포기하는 기류가 읽힌다. 한일 간 협의를 통해 갈등을 해소할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서한 발송은 레코드(기록) 쌓기"라며 대화 요구가 향후 통상 분쟁에 대비한 '명분 쌓기용'임을 시사했다.

박 실장은 "일본이 (12일 회동에서 제기한 한국의) 캐치올(비전략물자 수출 상황허가 제도)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양자 협의에 응할 자세가 돼 있다"며 "국장급 양자 협의를 조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는 것을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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