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아직 거추장스런 VR기기, 스파이더맨 CGV '스크린X'관서 제대로 즐긴다

입력 2019-07-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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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D 기기 써야하는 통신사 VR 불편하다면, CGV '스크린 X'관서 맨몸으로 짜릿하게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크린X 상영화면(사진제공= CJ CGV)

5G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가상현실(VR)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신사들은 고용량·초저지연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5G 네트워크를 앞세워 VR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미래 사업 한 축을 VR로 잡으면서 관련 산업 확장에 분주하다. 하지만 VR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머리에 장착하는 HMD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이 존재한다. HMD 기기를 쓸경우 머리가 무겁고 얼굴과 머리스타일이 망가져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 탓에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국내 영화 업계 1위인 CGV는 기존 VR 콘텐츠의 약점을 토종 기술인 ‘스크린X(ScreenX)’를 내세워 극복한다. VR은 아니지만, VR을 경험하는 듯한 짜릿한 시각적 효과를 통해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CGV 스크린X 효과로 박스오피스 1위= CGV는 지난 2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관람객 수가 개봉 6일 만에 450만 명을 넘어서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빠른 시간에 관객들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CGV의 특별관 스크린 X가 한 몫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크린X(4DX 통합)의 객석 점유율은 36.3%에 해당한다. 10명중 약 4명이 스크린 X로 영화를 관람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시작부터 스크린X는 눈을 사로잡았다. 영화 초반 베니스 운하에서 거대한 물줄기로 등장하는 새로운 빌런 ‘엘리멘탈’을 입체적으로 보여줘 생생한 현장감을 제공한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면서 엘리멘탈을 피해 움직이는 동적인 움직임은 스크린 X를 통해 극대화 된다. 영화 후반 부 스파이더맨과 ‘미스트리오’의 런던 타워 브릿지와 상공에서 펼치는 액션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스크린 X로 관람하면 내가 마치 스파이더맨과 함께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것과 같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들의 움직이는 속도감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관객이 실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듯한 스릴감도 전달한다. 속도감과 입체감을 통해 마치 관객이 영화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적인 장면에서도 스크린X는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가 닉퓨리와 대화 중 동굴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양 벽면이 모두 동굴 속 화면을 비춰준다. 영화관이 하나의 커다란 동굴로 느껴지면서 내가 피터 파커와 닉퓨리의 대화를 같은 공간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피터 파커 일행이 버스를 타고 산 비탈을 이동할 때도 스크린 X의 확장성과 공간감을 통해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CGV 스크린X 팀은 스파이더맨 개봉 두 달전 영화 필름을 미리 받아 어떤 장면에 어떤 효과를 줄지 기획하고 CG를 입힌다. 밤샘 작업을 거쳐 스파이더맨에 삽입된 스크린X 장면은 40분에 달한다.

CGV 관계자는 "마블 같은 글로벌 제작사가 CGV 스크린X 작업을 맡기는 것은 우리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CG 작업을 위해 국내 중소업체와 상생을 통해 스크린 X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크린X 상영화면(사진제공= CJ CGV)

◇3면 이용하는 스크린X, 2020년까지 1000개관으로 확대= 스크린X는 CJ CGV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공동 개발해 2013년 첫 선을 보인 토종기술이다. 전면 스크린과 함께 양 쪽 벽면을 활용해 영상을 제공한다. 스크린X는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확대(270도)해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관람객은 보다 입체적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3D안경과 HMD 기기 없이 상영 중 VR을 경험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스파이더맨은 스크린 X를 구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CGV는 대규모 할리우드 영화를 스크린 X 적용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규모가 큰 대작 위주에서부터 움직임이 많은 영화를 내부 협의를 통해 스크린 X 적용 영화로 선정한다. 이후 개봉 전 미리 필름을 받아 어느 부분에 어떻게 스크린 X 효과를 적용할지 결정한다.

스크린X는 2012년 CGV청담씨네시티에 처음 도입된 이후, 2014년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터키, 일본, 프랑스 등 총 18개국에서 228개 스크린을 운영중이다. 지난해 ‘보헤미안 랩소디’를 스크린X로 개봉해 국내외 100만명 스크린X 관객을 돌파, 글로벌 상영 포맷으로 자리매김 했다. CJ CGV는 2020년까지 전 세계 1000개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CGV 스크린X는 다음달 CJ 4D플렉스의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한다. 회사 측은 4DX와 스크린X가 사업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수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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