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제 첫날…글로벌 서플라이채널 붕괴로 동반침체? 난마불사?

입력 2019-07-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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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가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의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한 가운데 1일 오후 수출상황 점검회의가 열린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글로벌 서플라이채널(공급망)이 무너져 산업계가 동반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지럽게 뒤얽힌 반도체 공급망을 해결하기 위해 우회 수출이나 일본 정부에 대한 반발 등 어떻게든 해법을 찾으려는 ‘난마불사(亂麻不死)’의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시행한 첫날인 4일 한일 기업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한국기업에 이어 일본 내부에서도 볼멘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가 있던 지난 1일 수출규제 관련 업체인 JSR와 스텔라케미파 주가는 약 5% 급락했고 다른 업체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파급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소재 기업들의 불만이 새어 나오다가 세트업체인 소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한국 기업들로부터 TV용 유기EL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삼성과 LG 등 제조사가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유기EL 패널 생산이 정체되면, 일본 세트업체 역시 부품 조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소니는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TV 생산을 못 해 상품이 고갈할 가능성을 포함해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일본의 경제 보복은 우리나라와 직거래하는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제3 국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 일부 제품에 삼성전자의 유기EL 패널을 탑재하고 있다. 이번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로 아이폰의 생산이 늦어지면,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일본 소재 기업의 1차 피해에 이어 2차 간접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내부의 상당한 반발과 함께 일본 기업들이 우회 수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무코야마 히데히코 일본종합연구소 수석주임연구원의 말을 빌려 “한국의 반도체 메모리 수출처는 중국, 홍콩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10% 수준”이라며 “하지만 중국 생산에 영향이 미친다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일본의 보복 조치가 삼성과 LG의 고객사인 애플과 구글, 그리고 화웨이,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 등 기업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라도 국제사회 차원의 공조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씨티그룹의 이케다 아쓰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급망이 복잡해 1개의 물자 조달이 지연되면 생산 전체가 정지될 수 있다. 또 고품질의 소재는 한번 채용되면 타사 제품으로의 전환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28일 일본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텍스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스쳐 지나가고 있다. 오사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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