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람의 스토리텔링]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고민도 깊어진다

입력 2019-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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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지난해 말 356만3000원으로 연저점을 기록한 후 꾸준히 반등해 지난달 26일 1684만1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현재 1298만 원(2일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다소 하락한 모습이지만, 저점 대비해서 여전히 많이 오른 상태죠.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좋아하겠지만, 고민이 깊어지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무슨 사정일까요.

◇자산 인정 여부에 촉각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자연스레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을 텐데요. 낮은 가격에 거래될 때는 관심과 흥미가 떨어지다가도 서서히 회복하면서 관심이 생겼다는 투자자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이런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정부도 탐탁지 않은 상황이겠죠. 2018년 1월 강력한 규제를 담은 행정지도안을 내놓은 이후로 줄곧 비트코인이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그동안 규제안이 효과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 최근 비트코인이 다시 반등하고 있죠.

문제는 비트코인이 가격 상승과 함께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지속적으로 자산 인정 요구를 해올텐데요. 이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팻에프’)는 가상화폐를 ‘가상자산’이란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고, 거래에도 엄격한 신원확인을 요구하는 것에서 자산의 성질을 일부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FATF 규제안을 따라야 하죠.

그런데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이에 대해 정부가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한다면 투자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수수료가 1만 원 훌쩍 =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또 고심하는 곳이 있는데요. 높은 전송 수수료를 내야 하는 비트코인 사용자들입니다. 현재 비트코인 전송 수수료는 0.001비트코인(BTC)인데요. 현재 가격이 1200만 원대로 계산하면 다른 지갑으로 전송하는 데 무려 1만2000원 이상이 수수료로 사용됩니다. 이더리움도 높은 수준인데요. 보통 국내 거래소가 0.01이더(ETH)를 전송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원화로 3500원 수준입니다.

가상화폐의 대표적인 두 코인이 이렇게 수수료가 높은 것은 큰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어요.

금융 인프라가 최상급인 우리나라에선 이미 돈을 송금하면서 수수료를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은행들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송금(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아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송 수수료로 1만2000원과 3500원은 경쟁력이 한참 떨어지는 것이죠.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항시적으로 전송 요청이 계류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송금하려면, 수수료를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결론적으로 네트워크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가격과 전송량이 늘어난다면 수수료는 더 높아질 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소액 전송에는 쓸 수 없게 되고 사용성도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상승장에 항상 생기는 프리미엄 = 우리나라에선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에 항상 따라다니는 게 ‘프리미엄’입니다. 이를 ‘김치프리미엄’이라고도 하죠.

지금도 우리나라 거래소 평균가가 해외보다 5%대 이상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 1600만 원 이상 상승할 땐 10%대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엄이 생기면, 하락장에서 떨어지는 폭을 더 키울 수가 있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시세가 하락 중인 상황에서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우리나라에서 낙폭이 더 크게 되는 셈이죠. 이럴 경우 국내 투자자가 심리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게되고, 심지어 투매 물량으로 해외보다 더 싸게 거래되는 ‘역프리미엄’ 상황도 일어날 수 있어요.

이전 상승장에서 프리미엄이 나오고, 하락장에서 역프리미엄이 생겼는데요.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게 전문 트레이더들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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