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빅4, 산업은행 감사 안 맡는 이유는

입력 2019-07-02 13:23수정 2019-07-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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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자문 등 비감사 부문 확대…성장폭 측면에서 실익 커

(출처=삼정KPMG 홈페이지)

국내 회계법인의 비감사 부문 매출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이 활발해질수록 이 같은 성장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4743억 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고 전일 공시했다. 1년 전보다 23.9%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91억 원으로 266%, 당기순이익은 119억 원으로 242% 각각 급증했다.

삼정과 함께 3월이 결산인 한영회계법인은 33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6.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약 7억 원, 당기순이익은 14억 원을 올렸다.

이처럼 회계법인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비감사 부문 성장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신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라 감사 부문도 강화되고 있지만 비감사 부문이 더욱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영회계법인의 경우 회계감사 부문 매출이 902억 원에서 1119억 원으로 1년 새 24% 늘었다. 이 기간 경영자문 분야는 1269억 원에서 1699억 원으로 34% 급증했다. 매출 규모와 성장 폭 모두 감사 부문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영 관계자는 “경영자문 분야 성과는 대규모 M&A 계약에서 나왔다”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IMM PE의 린데코리아 인수, 롯데그룹의 롯데손해보험 및 롯데카드 매각, 로레알의 스타일난다 인수 등에서 회계‧재무 자문 등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회계법인의 업무는 크게 전통적인 감사 업무인 채널1과, 그 외 경영 컨설팅으로 대표되는 비감사 업무인 채널2로 나뉜다. 감사를 맡으면 이해관계가 얽히기 때문에 해당 고객의 비감사 업무는 제한된다.

이같은 기조는 신외감법에서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이는 M&A와 구조조정 업무가 많은 한국산업은행의 감사를 빅4에서 맡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의 감사는 빅4가 아닌 회계펌에서 맡고, 대신 일거리가 훨씬 큰 채널2 분야를 빅4에서 돌아가며 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채널2가 채널1 비중을 넘어선 지는 오래된 얘기”라며 “글로벌 M&A가 활발해지는 추세 속에서 현재 6대 4 정도의 비율을 넘어 앞으로 7대 3으로 점차 더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이런 추세는 삼성전자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신외감법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회계법인을 바꿔야 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삼성전자 감사를 맡는다는 것은 수익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반면 삼성과 관련된 m&a 자문을 할수 없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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