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떨어진다”...투자자들, 고수익 상품 찾아 삼만리

입력 2019-06-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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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불안에 안전자산 돈 몰려…대출 신청·회사채 발행 급증 조짐

▲선진국 국채 금리 현황. 빨간색:마이너스/회색:플러스/흰색:미발행.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투자자들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하려 하면서 채권 금리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선진국 국채 금리 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과 기업, 중앙은행들이 금리 하락이라는 현 상황에 대처하고자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지난주 독일과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찍었으며 미국 국채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2%선이 붕괴했다.

채권시장의 신호는 투자자들을 혼동에 빠뜨리는 것이나 여전히 증시 등 다른 금융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20일 4월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둔화에 대처하고자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개선했다.

여전히 채권 금리의 갑작스러운 붕괴 속에 저금리를 활용하고자 대출 신청과 회사채 발행이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 소유자들은 저금리의 모기지로 갈아타려고 분주하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1월의 평균 5.0%에서 현재 3.8%로 하락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최근 신규 모기지와 리파이낸싱, 주택담보 신용대출 신청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고자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웰스파고의 존 하이네스 글로벌 채권 신디케이트 대표는 “당초 올해 하반기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기업들이 현 시점으로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며 “수요가 강하고 금리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통신 대기업 보다폰그룹은 이달 중순 30년과 40년 만기 회사채를 총 22억5000만 달러(약 2조6069억 원) 발행했다. 40년물 회사채에 적용된 금리는 5.125%로, 2011년 발행했던 10년물 회사채 4.375%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보다폰은 훨씬 장기적으로 낮은 이자에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리파이낸싱 딜(Deal)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력업체 탈렌에너지서플라이, 호텔 체인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 위성통신업체 시리우스XM홀딩스 등이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채무 상환 기간을 변경했다고 WSJ는 전했다.

투자자들은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지구촌을 샅샅이 뒤지는 중이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던 포르투갈이 그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포르투갈 10년물 국채 금리는 재정위기가 한창일 때 18%를 넘었으나 지난주는 0.51%로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국채 주요 투자자들인 보험사들도 마이너스 금리인 국채에 집착하기 보다는 고수익을 위해 기업들에 직접 대출하거나 대출채권을 모아서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매입하고 있다.

수십 년간 저금리에 익숙했던 일본 투자자들도 해외로 나서고 있다. SMBC닛코증권은 올해 3월 마감한 2018 회계연도에 유럽 채권에 대한 투자액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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