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의 엇갈린 목소리…새 노조 나오나

입력 2019-06-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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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사진제공=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집행부가 전면 파업을 철회했다.

파업에 불참한 조합원이 많았고 강성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새로운 노조의 등장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2일 르노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주·야간 근무 통합을 추진한 이날 조합원 1850명 가운데 약 66%인 1225명이 정상 출근했다. 조합원 3분의 2가 지도부의 지침에 반기를 든 셈이다.

전면파업 이후 첫 근무일인 7일 61.2%의 조합원이 정상로 출근했고 이어지는 주말에는 특근 근로자까지 나왔다.

이번주 들어 월요일과 화요일 각각 62%가 넘는 근로자들이 출근해 사업장을 지킨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조합원이 지도부에 등을 돌리는 양상이었다.

사측은 파업 장기화로 정상적인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자 12일부터 부산공장의 야간 가동을 중단했다. 기존 주야간 2교대로 이뤄진 근무 형태를 주간 1교대로 바꾼 것이다.

사측 관계자는 “근무 형태 변경은 단체협약상 합의가 아닌 협의 사안”이라며 “설명 과정을 거쳐 1교대로 전환하는 것”이라 밝혔다. 노조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전면 파업속에서 조합원의 출근이 이어지자 노조 내홍도 커졌다. 노조원은 물론 르노삼성 비(非) 노조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소속 연구원과 서울 본사 직원, 영업 사원 등은 회사 내부망에 파업 사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올렸다.

연구개발(R&D) 조직인 르노테크놀로지 코리아(RTK) 사원대표위원회는 성명에서 “노동조합이 법에서 금지하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깨는 요구를 했다”며 “기업 노조 대표기구가 노노 갈등을 야기하는 비겁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노조 내부에서는 기존 노조를 대체할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 지도부의 쟁의지침을 거부하는 조합원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다 노조에 속하지 않은 직원들도 불만이 이어지는 만큼, 노조 집행부에 대한 신임 여부를 되묻자는 의견들이다.

르노삼성 노동조합 출범 이전 조직이었던 ‘사원대표협의회’의 복수 관계자들 역시 같은 의견을 내며 현 노조의 효율성없는 쟁의 행위를 꼬집었다.

옛 사원대표협의회 관계자는 “조합원의 출근율만 따져도 현재 집행부의 쟁의 행위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집행부의 전향적 입장변화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새로운 사원 대표조직 구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르노삼성 노조 선전실 관계자는 “현재도 약 2100명의 조합원이 있고 오늘(12일) 진행된 집회에도 700명 넘게 참석했다”며 “(새 조직 구성이)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가 이날 오후 3시 30분 전면파업 지침을 철회함에 따라 사측도 부분 직장폐쇄 조치를 풀고 13일부터 주야간 2교대로 공장을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임단협 협상을 재개했다.

▲12일 오후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임금 단체협약 협상 난항으로 지난 5일 오후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선언 8일만인 12일 오후 3시 30분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대화에 나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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