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여성인권 유지 받들겠다”…여야, 故 이희호 여사 추모

입력 2019-06-11 15:30수정 2019-06-11 18:3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 모습. 이 여사는 지난 10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여야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에 잠시 정쟁을 멈춘 채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조문 첫날인 11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정치권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당초 유가족은 오후 2시부터 공식 조문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른 시간부터 조문 행렬이 몰리자 시간을 11시 30분으로 당겼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여사는 1세대 여성 운동가로 여성의 인권 신장과 지위 향상에 일찍부터 기여했다”며 “정부는 고인의 헌신과 업적에 부응하도록 예우하고 지원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김대중 대통령의 동지이자 반려로, 또 동역자로 47년을 사시며 우리 현대사의 고난과 영광을 함께하셨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먼저 떠나신 뒤에는 김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쓰셨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관계 부처는 (장례에) 소홀함이 없게 임해 주시기 바란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이셔서 외국에서 조문 오시는 지도자들을 제가 모셔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일도 미리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공식 조문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 40분께 빈소를 찾아 눈물을 글썽였다. 문 의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며 “엄혹한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극복하신 삶을 사신 그 생애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참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당 지도부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영정 앞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나의 정치적 스승이었고, 이희호 여사는 대통령님의 정치적 동지”라며 “‘훌륭하게 살아오신 여사님을 우리가 본받겠다’는 말씀을 유가족께 드렸다”고 전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황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평생을 민주주의와 인권에 헌신하신 여사님의 소천에 저와 한국당은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 남기셨던 유지들을 저희들이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당 대표 중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가장 먼저 조문했다. 전날 병문안을 다녀오기도 했던 손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의 운동정신도 이희호 여사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느낌”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일관되게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한길로 뚜벅뚜벅 걸어온 옆에는 정치적 동지이자 내조자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이 여사님이 계셨다”면서 “한국 현대사의 격동과 함께 살아오셨다”고 애도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일부 수석과 함께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아 북유럽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조의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조의를 표했다.

이 여사는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발표한 유언장에 따르면 이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여야 5당 대표는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는다.

이 여사는 유족들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 윤철구 사무총장과 박한수 대변인,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 병실을 지킨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임종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사님께서 가족들의 찬송가를 따라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시면서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