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 하락일로...중국, 유럽 국공채로 눈돌린다

입력 2019-06-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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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최근 유럽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고신용등급 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채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이를 대체할 고수익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신에 따르면 유럽 국공채를 거래하는 최소 4명의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이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유럽투자은행(EIB), 연방 정부가 채무 보증을 서고 있는 독일부흥금융공고(KfW),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이 발행하는 채권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은행 관계자들은 “채권 매입자에 관해서는 지역과 부문 이외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아시아 쪽 매입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와 달러 표시 국공채를 판매하는 어느 은행 관계자는 로이터에 “EIB와 AIIB 등의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해 중국이 일정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 쪽 매입 비율이 높은 게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로 EIB나 AIIB 같은 국공채와 미 국채 간 금리 격차가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EIB가 지난달 8일 발행한 총 30억 달러어치 채권 중 아시아 쪽에서 매입한 규모가 전체의 51%를 차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EMEA)의 35%, 미주의 14%를 웃돌았다.

최근 미 국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2024년 10월이 만기인 EIB의 5년 만기 달러 표시 채권 수익률 격차는 2년 전 50bp에서 최근에는 13bp까지 좁아졌다.

중국은 중앙은행과 공공기관을 통해 미 국채 1조2000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미 채권 보유국이다. 단,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의 대량 매도를 ‘핵 옵션’으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12000억 달러로 2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 국채 금리 하락 여파로 다른 투자자들처럼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안전 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최근 미 장기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가 역전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의 동향에 대해 롬바르드 오디에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살만 아흐메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정책적 관점에서 봤을 때, 달러에서 벗어나면 통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미국은 항상 중국의 큰 시장이자 무역 파트너로, 달러 자산 없이는 그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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