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료 필요 없는 로켓 개발 중…전자파 빔 에너지로 추진

입력 2019-05-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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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대 지상기지 건설과 우주선 발사 목표

▲일본 도쿄대 등이 개발 중인 연료가 필요 없는 마이크로파 로켓.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지 올해로 반세기가 지났다. 현재 전 세계 민간우주개발업체들이 상업용 로켓의 비용 절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도쿄대 등 일본 연구·개발(R&D) 그룹이 물자를 우주로 대량 수송하는 미래를 예상하고 기존 로켓과 전혀 다른 발사 방식을 고안했다고 2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로켓은 액체나 고체 연료를 싣고 연료 화학 반응으로 발생하는 가스를 분사해 그 반동으로 추력을 얻고 있다. 도쿄대의 고무라사키 기미야 교수는 “아폴로 11호를 쏘아올린 새턴V도 현재의 로켓과 발사 원리는 거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연구진은 연료가 필요 없는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원리는 지상에서 전자파 빔을 로켓에 쪼이게 해 그 에너지로 추진하는 것이다. 실증 시험에 임하면서 2030년대 기지건설과 시험 우주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무라사키 교수 등 연구진은 전자파 에너지를 이용한 ‘마이크로파 로켓’을 고안, 2003년 소형 로켓 모형으로 실험해서 원리를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발사 시 로켓을 향해 지상 안테나가 전자파 빔을 조사(照射)한다. 빔은 로켓 하단의 ‘리플렉터’로 불리는 거울로 반사돼 초점 부근에 에너지가 모인다. 강한 에너지로 초점 부근의 공기에서 플라스마가 발생해 폭발을 일으킨다. 이 충격파를 리플렉터가 받아들여 로켓의 추진력이 된다.

연료를 넣을 필요가 없어서 탱크나 엔진은 불필요하다. 그만큼 더 많은 물자를 실어나를 수 있으며 간소한 구조로 제조원가도 떨어진다. 대신 빔을 조사하는 지상기지가 필요하다. 초기 투자로 기지를 건설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을 건조하면 이후 발사비용은 전기료 등으로 한정된다. 우주로 물자를 대량 수송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거듭 강조했다.

실험에서는 양자과학연구개발기구가 핵융합로 연구에 쓰이는 ‘자이로트론’이라는 장치로 빔을 발생시켰다. 마이크로파 로켓으로 불리지만 사실 빔에는 마이크로파보다 파장이 짧은 밀리미터 전자파를 사용한다.

2003년 발사된 것은 약 10g의 소형 모형이며 2m 높이까지 날렸다. 2009년에는 120g 정도의 모형을 1.2m까지 쏘아 올렸다. 빔 펄스 모양으로 조사하면 지속적으로 폭발이 일어나 추진력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빔에서 플라즈마가 발생하는 과정이나 폭발에 의한 공기의 흐름 등 마이크로파 로켓 전체 원리는 해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도쿄대 이외 후쿠이대와 쓰쿠바대 등이 서로 협력해 도쿄대학에 자이로트론을 설치, 실험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실용적인 로켓 발사가 이뤄지려면 100메가와트(MW)에서 100기가와트(GW)에 달하는 대규모 출력이 필요하다. 다수의 자이로트론을 제어해 강력한 빔을 만드는 기술도 요구된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고무라사키 교수는 “개발 불가능한 문제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빔 로켓 발사는 마이크로파 로켓이 처음은 아니다. 1970년대 레이저를 이용한 방식이 제안됐으며 2000년에는 미국 연구자가 약 50g 모형 로켓을 70m 이상 띄우는 데 성공했다.

레이저는 지향성이 높고 빔을 장거리로 보내기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레이저 빔 발생장치는 매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마이크로파는 레이저에 비해 빔이 잘 퍼지지만 자이로트론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장치로 빔을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파 로켓 실용화에 다양한 방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소형으로 특화하거나 기존 2단 로켓의 1단을 마이크로파 로켓으로 치환하는 방식 등이 고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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