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추모일에도 '으르렁'…꼬여가는 국회 정상화

입력 2019-05-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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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봉하마을 대신 軍부대 방문…원내에서도 팽팽한 신경전

(사진=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은 23일에도 양보없는 기싸움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모여 맥주회동을 갖는 등 국회 정상화를 불씨가 살아나는 듯 보였지만, 채 사흘도 지나지 않아 정국은 다시 경색 분위기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과 한국당은 추모일을 맞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이날 민주당 이해찬,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야 4당은 이날 일제히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내용을 담은 논평을 냈지만, 한국당은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황 대표는 봉하마을 대신 군 부대로 향했다. 민주진영 정권의 대북정책 기조와 대비되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일정을 택한 것이다. 황 대표는 강원도 철원 군부대 GP(감시초소) 철거 현장을 방문해 "안보 문제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각오로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야의 신경전은 국회 안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황 대표가 최근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에서 '경제실패론'을 주장하고 있는 점을 비난하면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황 대표와 한국당에 촉구한다. 얼토당토않은 경제 괴담 유포를 즉각 중단하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와 추경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경찰의 '버닝썬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에 불을 지피는 등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펼쳤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검찰총장'으로 지목된 윤 총경이 등장해 모든 수사가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버닝썬'이 아니라 '버닝문(文)'이 될까 봐 수사가 멈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상화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당은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한 여당의 사과와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사과나 유감을 전제로 한 국회 정상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5월 임시국회 소집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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