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유럽에 SOS...“미국이 우리 왕따시켜”

입력 2019-05-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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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거래 제한 조치 ‘왕따’ 행위로 규정하며 유럽 지지 부탁

▲조지 자오 아너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아너 20’ 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미국의 제재 조치로 사면초가에 내몰린 중국 장비통신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유럽 쪽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화웨이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신형 저가 스마트폰 ‘아너(Honor) 20’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너 20, 아너 20 프로, 아너 20 라이트 모델로 구성된 아너 20 시리즈는 안드로이드 9 파이를 지원하며 6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날 신제품 공개는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강행한 것이다. 화웨이는 미국이 자사를 상대로 취한 조치를 ‘왕따(Bullying)’ 행위라고 비난하며 유럽이 미국의 압력에 저항해 줄 것을 부탁했다. 에이브러햄 리우 화웨이 유럽지역 부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블랙리스트 지정은 글로벌 무역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며 “지금은 화웨이가 타깃이지만 내일 다른 글로벌 기업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어 화웨이는 유럽 정부가 화웨이에 가진 우려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리우 부대표는 “화웨이는 안보 우려를 줄이기 위해 유럽의 모든 정부 및 고객들과 스파이 활동 금지 합의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화웨이는 유럽 일부 국가들과 최근 스파이 활동 금지 관련 논의를 해왔다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거래 제한 조치로 위기에 내몰린 화웨이가 유럽의 지원을 호소하는 배경에는 유럽이 화웨이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지난해 화웨이 매출 1070억 달러 가운데 28%가 중동, 아프리카와 더불어 유럽시장에서 나왔다. 더욱이 유럽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동안 미국의 우방국을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장비를 구입했다. 소비자들도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해 왔다. 이를 배경으로 화웨이가 유럽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미국을 상대로 연합 전선 구축에 나서려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포함시킴에 따라 구글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차기 스마트폰에서는 지메일, 유튜브, 크롬이 사라지며 구글 플레이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90일간 일부 완화한다고 밝히면서 구글 역시 화웨이에 오는 8월19일까지 향후 3개월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지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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