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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헌의 왁자地껄] ‘집값’ 잡기 조급증 걸린 정부
입력 2019-05-21 06:00   수정 2019-07-29 15:56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의 마지막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1,2기 신도시의 상황이 딱 그렇다는 말이다.

이 혼란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가 조장했는데 이유는 3기 신도시를 지정해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서다. 지난 해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집값이 들썩이자 정부는 난데없이 3기 신도시 지정 카드를 집어 들었다.

대규모 공급정책을 통해 수요 분산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기 신도시의 조성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놓은 설익은 정책은 혼란과 분노만 낳고 있다.

실제로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위원회를 구성해 지역구 의원 사무실로 가두행진을 하거나 규탄집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지역 이기주의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한가지만 보는 것이다. 일례로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지난 2005년 지정한 판교신도시가 강남집값을 잡았는 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판교신도시는 강남 집값을 낮추기는커녕 판교 인근 지역 집값까지 강남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전문가들 역시 3기 신도시의 집값 하락 효과에 대해서는 고개를 꺄우뚱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조성의 목표인 서울 집값을 잡으려면 강남이나 서울 요지에 사는 사람들이 이동해야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로 꼽는 것이 바로 교통대책이다.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일산신도시의 경우 조성된지 25년이 지났고 그 사이 파주 등에 여러개의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제2자유로와 버스전용차선 조성 외에는 딱히 나아진게 없다.

현 정부에서 교통난 해결을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밀어붙이면서 착공식까지 했지만 이런저런 갈등으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 후보지에 제공하겠다는 교통대책을 믿을 리가 없을 것이다.

때문에 3기 신도시 후보지들에 열리는 주민설명회마다 주민들의 반발로 연달아 무산되고 있다. 당장 자기가 산 부동산의 가치가 급락하게 생겼는데 이를 지역이기주의로만 치부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이런 식으로 마구잡이식 신도시만 늘려나갈 경우 기존 신도시들은 10~20년 후 베드타운을 넘어 '데드타운'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차라리 3기 신도시에 들어갈 재원과 인력을 투입해 노후된 1,2기 신도시들의 재건축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교통 여건을 개선한다면 기존 주민들의 반발도 줄이고 이미 조성된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기 신도시를 조성하더라도 입지가 좋은 지역의 집값은 뛸 수 밖에 없고 여기에는 정부가 우려하는 투기 세력이 가세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조급증은 일을 그르칠 수 밖에 없다. 특히 주택정책은 수십년을 내다보고 충분히 고려하고 논의한 후 에 추진해야 한다.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반쪽짜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집값 안정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익지 못한 정책과 부족한 실행력은 우리 후손들에게 ‘집 걱정’을 고스란히 물려주는 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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