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부총리, ‘러시아 부정 편의 제공’ 의혹에 사퇴...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反EU 측 타격

입력 2019-05-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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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 AP연합뉴스
오스트리아 극우 성향의 자유당을 이끄는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선거 지원 대가로 부정 편의 제공을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18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도 슈트라헤 부총리의 사임을 받아들였다. 23~26일 유럽의회 선거 직전 사임으로 반 유럽연합(EU) 세력에 타격을 주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슈트리헤 부총리는 이날 수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총리와 당 대표직에서 모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임 배경에는 독일 유력지 슈피겔이 전날 공개한 동영상이 있었다. FT에 따르면 전날 독일 슈피겔은 관련 의혹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슈트라헤 부총리는 오스트리아 총선 직전인 2017년 여름,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투자자와 면담하면서 선거 자금을 받는 대가로 정부 발주 등 부정한 편의를 제공할 의향을 내보였다.

슈트라헤 부총리는 “정치적 암살”이라고 주장했지만 동영상 속 행동에 대해 “어리석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슈트라헤의 후임 당 대표로는 노르베르트 호퍼 교통장관이 내정됐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17년 10월 총선으로 중도 우파 성향인 국민당과 극우 성향인 자유당에 의한 연립 정권이 성립됐다. 이번 혐의로 유권자들 사이에 자유당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정권의 앞날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 극우 정당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이전부터 지적되어왔다. 그러나 슈트라헤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이달 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각국에서 약진이 예상되는 극우 정당에 타격이 될 가능성도 전해지고 있다.

국민당 당수인 쿠르츠 총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이제 한계다. 자유당과의 연립은 유지할 수 없다”며 연정을 해소하고 의회를 해산, 최대한 빨리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5년마다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 결과는 EU 통합의 향배와 이민 문제 등 향후 정책을 좌우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지를 늘리고 있는 반EU 세력이 어느 정도까지 의석을 늘리느냐가 관건이다.

유럽의회 선거는 23일 영국과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26일까지 회원국에서 실시된다.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을 포함한 28개국에서 총 751명의 의원이 선출된다. 영국은 본래 선거 전까지 EU를 탈퇴할 계획이었지만, 절차를 마치지 못해 이번 선거까지 참여하게 됐다.

유럽의회는 현재 EU의 통합을 지지하는 중도 두 계파가 401의석으로 과반수를 크게 웃돌고 있어 EU는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316의석으로 과반수에 이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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