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호황에 달러 독주...중국, 달러당 ‘7위안’ 시험대

입력 2019-05-19 15:49수정 2019-05-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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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 보류 신호를 보냈음에도 달러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발표되는 경제지표마다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더해져 달러에 계속해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다른 통화들은 상대적으로 거센 하방 압력에 직면하면서 각국이 환율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주요 1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WSJ달러지수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한 91.26으로 2017년 3월 이후 2년 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8% 상승했다.

이날 달러는 5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영향을 받았다. 미시간대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가 102.4로 4월의 97.2보다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4년 이후 최고치이자 전문가 예상치 97.5를 크게 웃돈 수치다. 그만큼 미국인들 사이에서 자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뉴욕라이프인베스트먼트 산하 인덱스IQ의 살 브루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은 성장에 있어서 최대의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긴장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이 달러를 편식하는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주 유로는 달러에 대해 0.7% 하락했고, 파운드는 2.3% 빠졌다. 이는 2017년 10월 이후 최대폭이다. 파운드는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안, 이른 바 브렉시트안을 둘러싼 여야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화근이었다. 일본 엔화도 달러당 110.10엔으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건 중국 위안화 추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시장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1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거래 기준 환율을 6.8859위안으로 고시했다. 그러나 같은날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지며 한때 5개월여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6.9170위안까지 주저앉았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흔들린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을 밝힌 5일 이후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2.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중국 당국을 시험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매우 심각한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에 도달해 당국이 개입하면 수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미중 통화전쟁이 촉발될 수 있어서다. 통화가 약세이면 중국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본 유출 때문에 비상이 걸린다. CN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에 도달하면 중국의 결단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에는 또다른 불안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달러가 모든 통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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