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불똥, 애플에 직격탄...중국 보복 위험도 커져

입력 2019-05-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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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예고한 3250억 달러 규모 중국산 품목에 아이폰 포함…트럼프 “미국서 생산하면 관세 없다”

▲9일(현지시간) 베이징에 있는 가전매장의 애플 코너에서 한 중국 소비자가 아이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다시 불붙은 미중 무역 전쟁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을 곤란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안 그래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애플이 또다시 위기에 몰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애플의 아이폰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XS의 가격이 160달러(약 19만 원) 인상돼 최종 소비자 가격이 999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이폰 가격 급증으로 소비자들이 구입을 보류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출 감소로 애플의 수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제품의 이같은 가격 인상은 애플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 조립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있다. WSJ는 트럼프가 예고한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대미 수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으로 애플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관세 부과 품목에 아이폰 등 애플의 주요 제품이 대거 포함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10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종전의 10%에서 25%로 인상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컴퓨터 칩, 화학제품 등이 포함돼 애플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WSJ는 설명했다.

관세 부과 조치로 애플을 비롯한 업체들의 이익 감소 우려가 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미국에서 생산해라. 그러면 관세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애플은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감소 외에도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 위험에도 노출된 상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WSJ는 중국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인하했던 부가가치세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은 16%에서 13%로 줄어든 부가가치세 인하 혜택을 봤다.

중국의 보복조치로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 경제권에서 토종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애플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2019년 상반기 애플의 중화경제권 매출은 25% 감소했다. 시러큐스 대학의 메리 러블리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끝까지 밀어붙이면 애플은 결국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주가는 무역협상 우려가 증폭되면서 10일 7% 급락한 197.18 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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