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코 김승제 회장, 개인회사에 지분 넘겨…경영승계 포석?

입력 2019-04-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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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코 김승제 회장이 개인회사에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넘기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상장사를 활용한 경영 승계 과정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승제 회장은 전날 보유 주식 중 20만 주를 스타코넷에 장외매도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 보유 주식은 1180만5922주에서 1160만5922주로 줄었다.

이스타코는 1980년 설립된 회사로 1988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부동산 분양과 임대, 교육, 외식 사업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김승제 회장으로 27.08%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부인 홍순희 씨(1.63%), 스타코넷(5.6%)이 특수관계인으로 엮여 있다.

특이한 점은 작년 2월부터 최대주주 지분 변동이 잦아졌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이스타코 주가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던 시기다. 이스타코 주가는 2014년 6월 가수 싸이 테마에 엮이고 김 회장이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5000원대 중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테마 해소와 잇따른 영업적자 등 기업 가치 반영으로 주가 하락세가 계속돼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는 액면가인 500원에서 700원대를 오가고 있다.

특히 스타코넷의 주요주주 등극이 눈길을 끈다. 지분 변동 전까지는 김 회장 홀로 이스타코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작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홍순희 씨에게 70만 주를 증여했다. 또 8월부터는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스타코넷에 보유 주식을 넘기기 시작해 김 회장이 작년 스타코넷에 넘긴 지분만 2.1%에 달한다. 김 회장의 지분 이전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돼 3월부터 최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소유 주식을 장외매도하면서 스타코넷이 보유한 이스타코 주식은 240만 주(5.6%)가 됐다. 스타코넷이 지분 매입에 들인 자금은 16억6040만 원이다.

김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스타코넷은 김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로, 이스타코와 유사한 일반건설업과 주택신축판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작년에는 별도기준 임대 및 외식사업 매출만 있어 27억 원 영업손실이 났지만 2017년에는 분양사업이 호조를 보여 46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스타코넷은 작년 말 현재 김 회장(71.67%)과 홍순희 씨(11.67%), 두 아들 동현·은성 씨(각 8.33%)로 주주가 구성돼 있다. 특히 동현 씨는 이스타코의 관리이사(등기임원)로 재직 중이다. 김 이사는 이스타코 주식이 단 한주도 없다.

이 때문에 최근의 지분 이전을 두고 경영 승계에 대비한 물밑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 소유의 개인회사가 상장사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오너 2세로 경영권을 넘겨주는 사례가 흔하다. 비상장사라는 특성상 이목이 덜 집중되는 데다 절세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너 개인 소유 지분을 파는 목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장내에서 매매하면 주가가 출렁일 우려가 있어 장외매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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