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재정 증가에도 사교육비↑…"고교 무상교육, 공교육 질 떨어뜨릴 수 있어"

입력 2019-04-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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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지방교육재정과 교육지표 추이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 발표

지방교육재정 증가에도 사교육비는 여전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방적인 지방교육재정 확대보단 재정의 효율성을 제고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교 무상교육이 지방교육재정만 고갈시키고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지방교육재정과 교육지표 추이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방교육재정이 2013~2017년 연평균 5.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2013년 약 53조3000억 원을 기록했던 지방교육재정 지출액은 2017년 65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방교육재정이 늘어났지만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통상 교육재정이 투입이 늘어나면 교육여건이 좋아져 사교육비 지출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사교육비 완화에 미치는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등학생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013년 22만3000원에서 2017년 28만4000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6.2%에 달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연평균 증가율도 2.2%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지방교육재정 세출결산액의 증가율과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 간의 상관관계, 고정효과 모형(fixed effect model)에 기반한 회귀분석 등을 사용하여 지방교육재정 확대에 따른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완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유의적인 음의 영향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교육재정이 교육복지 지원에 집중돼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측면에선 효과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교육재정 중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는 유아 및 초중등교육의 하위 항목에서는 최근 몇 년간 노후 학교설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학교교육여건 개선시설 항목이 연평균 11.0%로 가장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 다음으로는 교육복지지원이 연평균 8.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교과운영 및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교수-학습활동지원에 대한 지출은 연평균 3.0%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교육복지지원은 누리과정, 급식비 등 무상복지가 크게 확대되면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으나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감소해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증가율이 낮은 교수-학습활동에서는 하위 59개 항목 가운데 학교평가관리, 수준별 교육과정운영, 창의인성교육운영, 외국어 교육활동 지원 등을 포함, 25개 항목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돼 교육의 질적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맹목적인 지방교육재정 확대보다는 지방교육재정의 효율성 제고에 중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원 1인당 학생수, 학급당 학생수 등 교육지표의 경우 분석기간 동안 호전됐으나 지방교육재정 투입결과라기 보다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수 감소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진성 한경연 국가비전연구실장은 “지방교육재정의 증대가 교육지표개선으로 귀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지방교육재정의 일방적 확대는 지양하면서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 실장은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 교수-학습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도모하고 무상복지 기조의 교육복지지원을 저소득층 중심의 교육복지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지출구조조정 등 지방교육재정을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올해 2학기부터 추진예정인 고교 무상교육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고교 무상교육이 지방교육재정만 고갈시키고 오히려 학교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공교육 부실화 심화와 사교육비 증가를 초래하지는 않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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