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항공…위기는 안에서부터

입력 2019-04-14 18:03수정 2019-04-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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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자동차와 중공업, 항공산업의 부침은 내부에서 시작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외부로 확산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공장 가동중단’이라는 극단적인의 상황까지 내몰리며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29일부터 공휴일을 포함해 모두 5일 동안 프리미엄 휴가를 결정했다. 사실상 공장가동 중단 결정에 노조는 “고용불안 심리를 자극하려는 압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쟁점은 ‘전환배치’다. 노조는 200명 신규 채용, 시간당 표준 생산량 감축과 함께 ‘작업자 전환배치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단협’을 앞세워 동일한 조건을 요구하는 셈. 반면 사측은 “르노그룹 어디에도 인사와 관련해 노동조합과 합의하는 사례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결국 프랑스 르노 그룹 본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르노삼성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重-대우조선 인수합병도 경쟁국 손으로 =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도 해외에서 발목이 잡혔다. 현대중공업은 인수합병(M&A)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경쟁국의 심사 단계를 맞고 있다.

당장에 EU(유럽연합), 미국, 일본 등 경쟁 국가의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인수합병이지만 이들이 끌어내는 매출이 해외 현지에서 이뤄지는 만큼 현지에서도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6월에 EU, 미국, 중국, 일본 등 10개 국가에 결합심사를 신청한다.

문제는 독점과 관련해 경쟁국이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특히 LNG선의 경우 지난해 발주된 71척 가운데 현대중공업(25척)과 대우조선해양(18척)이 43척을 쓸어 담으면서 점유율이 60.5%에 달한다.

경쟁국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 이들이 LNG선 가격을 올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기업끼리 인수합병이지만 그 결과는 우리 손을 떠난 셈이다.

◇경영체제 전환기 맞은 항공업계 = 항공업계 오너 리스크 역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모양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에 따라 양대 항공사의 경영체제도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20년 가까이 국내 양대 항공사의 총수이자 맞수였던 ‘포스트’ 조양호와 박삼구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대한항공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회사를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 사장은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돼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의 찬성 없이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존 사내이사 3명을 유지하면서 조 사장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삼구 회장의 퇴진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방침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지난달 28일 주요 계열사 사내 게시판에 올린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하여 경영상의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명망 있는 분을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등장하게 되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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