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주식수 줄이는 상장사...감자 주식 3배↑

입력 2019-04-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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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결정한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상장사 16곳(코스피 11개사, 코스닥 5개사)이 감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곳(코스피 7개사, 코스닥 5개사)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수치다.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감자로 줄어든 주식수만 10억3813만 주에 달한다. 지난해(3억9006만 개)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감자를 결정한 기업은 실적 부진과 적자 누적 등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곳이 대부분이다.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한진중공업을 시작으로 에스마크(4년 연속 영업손실), 웅진에너지와 피앤텔(감사의견 거절), 디엠씨(회생절차)는 주권매매거래마저 정지된 상태다. 이외에도 깨끗한나라와 흥아해운, 미래아이앤지 등도 실적 부진으로 감자를 결정했다.

통상 감자는 기업의 누적 결손(적자)로 인해 자본금이 잠식됐을 경우 잠식분을 반영하기 위해 이뤄진다. 회사분할이나 신규 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 실시되기도 하지만 기존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안인만큼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 시행된다.

예외적으로 한일홀딩스와 롯데지주, 한국전자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자본구조를 개선하고 배당가능이익을 늘리자는 취지다. 실제 감자를 결정한 이후 세곳은 모두 결산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수가 줄어드는 감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보통 재무구조 개선이 절박한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기업의 경영안정 등을 위해 이뤄지는 한편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기득권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역할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결정한 이후에는 유상증자가 일반적으로 따라붙는다”며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 등 새로운 지분 형태로 기업이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기 위해 감자가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솔홀딩스의 경우 최근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감자 결정을 철회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무상 결정을 공시한 이후 주가에 부정적인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며 “주주들의 오해와 우려를 불식시키고 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차원에서 감자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생각보다 약한 상황”이라며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코스피 영업이익이 2조원 가량 하락하는 등 대폭 하향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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