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파동 장기화..."골재업·레미콘사,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입력 2019-03-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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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모래 채취 중단으로 골재업계는 물론 레미콘사가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사진은 울산의 한 레미콘 업체.(연합뉴스)

국내 바닷모래 채취 ‘전면 중단’ 장기화로 골재업체와 레미콘사 등 관련 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닷모래를 채취해 레미콘사에 판매하는 골재업체가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고, 레미콘사 역시 바닷모래가 아닌 산림골재 등을 이용한 공급에 충당하면서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바닷모래 가격은 수도권과 전라, 경상권 등으로 나뉘는데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0~50%가까이 급등했다.

트히 해사(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올해의 경우 가격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전체 골재 수급량(1억8727만8000㎥) 중 8.1% 수준인 2160만㎥는 바다골재로 충원하기로 했지만 해양수산부와 어민 반발 등으로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상황이다. 해사 채취가 중단되면서 관련 골재업체는 지난해 48곳에서 8곳이 폐업했고, 최근에도 일주일에 한 곳 정도가 문을 닫고 있는 처지다. 인천 옹진군을 비롯한 서해EEZ, 남해EEZ, 충남 태안, 부산·경남 골재업 대부분이 일손을 놓고 있다.

골재업계와 레미콘사가 해양 생태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해사 채취를 전면 중단하는 사이 육지에서 산림 골재 및 가공ㆍ파쇄 등을 통해 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한 미세먼지 확산과 토지오염 등의 2차 환경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골재 부족으로 인해 관련 운수업체들은 전라권에서 경상권으로, 강원도에서 충남 등지로 장거리 운송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골재협회 관계자는 “바닷모래 채취 면적은 극히 일부지만 해양수산부와 인근 어민은 어종 생태계 파괴와 어업량 감소를 주장하며 원천 봉쇄하고 있다”며 “골재업계가 육지에서 채취하는 부순모래 등의 가격이 2배 가까이 상승하고 있고, 레미콘 업체 역시 바닷모래 채취 중단으로 심각한 경영악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골재협회 측은 동남아 등지에서의 바닷모래 수입은 품질도 좋지 않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사실상 불가능하고, 대체원인 부순모래로 충당하기에는 부산물 및 폐기물 처리비용이 두 배로 드는 것은 물론 토양오염 및 미세먼지 확산 등으로 더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 GBC 건설, GTX 구축, 예타면제 SOC 사업은 물론 심지어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부산신항만 건설까지 예정이 되어 있다. 그런데 바닷모래가 부족해 진척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차기 해양수산부 장관은 단순히 해양생태계 훼손과 어업인의 반대만을 의식할 게 아니라 국내 대규모 건설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미세먼지 확대 및 토양오염 축소를 위해 일부 해역이라도 바닷모래 채취를 허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토교통부는 옹진군 선갑도 주변 해역에 대한 해사 채취를 추진하고 있다. 옹진군 역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해사 채취와 관련해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재업과 레미콘사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새롭게 임명되는 시점에 맞춰 일부 해역이라도 부분적으로 해사 채취를 허용해줄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반면 여전히 인근해 어민들과 수협중앙회 등은 바닷모래 채취 자체에 대해 원천 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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