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격전' 조용병vs윤종규, 주총 발언 키워드 분석해 보니

입력 2019-03-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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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각 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각각 27일 주주총회에 참석해 그룹에 대한 평가와 향후 비전을 밝혔다.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선 조용병 회장은 ‘신한’에 대한 애정을, 자리를 뺏긴 윤종규 회장은 ‘성장’과 ‘확대’를 강조했다.

27일 본지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주주총회 ‘인사 말씀’을 분석한 결과 조 회장은 ‘신한’을 총 18번을 언급해, 가장 강조한 단어로 나타났다. 이어 주주(10회), 대한민국(5회), 성장(5회), 감사(5회) 등 순이었다. 금융(14회)과 그룹(11회)은 중복의 여지가 있어 순위 계산에선 제외했다.

▲조용병 회장의 주주총회 인사말 태그 클라우드.(출처=JellyLAB)

조 회장은 인사말에서 ‘신한’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주주총회라는 성격에 부합하게 ‘주주’에 대한 언급도 아끼지 않았다. 조 회장이 ‘신한’을 여러 번 언급한 배경에는 지난해 신한금융의 성과와도 무관치 않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156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자랑하듯 신한금융은 주총이 시작되기 전, 지난해 실적을 2분여 길이의 홍보영상을 주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인사말은 전체적으로 은행의 ‘성과’와 이에 대한 ‘감사’로 꾸려졌다. 특히 조 회장은 신한금융이 순이익, 자산규모는 물론 시가총액과 주가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전 부문에서 모든 금융권에서 압도적인 1위 은행임을 강조했다. ‘원 신한’, ‘신한의 길’ 등을 강조하며 신한금융에 몸 담은 전 직원에게 공로를 돌렸다.

반면 윤종규 회장은 인사말에서 ‘성장(10회)’과 ‘확대(9회)’를 강조했다. 평소 직원들에게 이를 강조한 것과 다르지 않다. 이어 지속(7회), 시장(7회), KB(7회), 고객(7회), 혁신(6회) 등 순이었다. 대개 금융그룹의 성장과 결부된 단어를 활용했다. 이밖에도 비즈니스(5회), 글로벌(5회), 디지털(5회), 미래(4회), 강화(4회) 등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두 그룹회장의 인사말은 ‘리딩뱅크’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조 회장과 윤 회장은 ‘리딩뱅크(혹은 리딩금융)’를 동일하게 총 4회 언급했다.

▲윤종규 회장의 주주총회 인사말 태그 글라우드.(출처=JellyLAB)

조 회장은 앞서 전통적인 방식의 ‘숫자’를 통해 리딩뱅크에 올라섰다는 인식이었다. 특히 ‘탈환’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도 사용했다. 윤 회장은 이를 ‘리딩뱅크’로 연결하지 않았다. 윤 회장은 주주들에게 솔직하게 지난해 실적이 다소 떨어졌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산 성장과 수익 다변화를 강조하면서 ‘균형 성장’을 언급했다.

윤 회장은 “리딩금융 지위를 되찾겠다”라는 식의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는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패배했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신 “리딩금융의 위상을 정립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리딩금융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 “가장 먼저 선택하는 리딩금융그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등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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