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에 금융 시장 흔들...시총 34조 증발

입력 2019-03-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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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주식시장을 덮쳤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는 8거래일 만에 2140선으로 주저앉았다.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28조400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5조7000억 원이 증발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2.09포인트(-1.92%) 떨어진 2144.86에 마감됐다.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장중 2.42%까지 하락하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금리와 역전된 영향이다.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하락했다“며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를 밑도는 등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도 ”지난 주말 미국 주식시장 급락 영향도 있지만 미국이나 중국 등 정부 및 통화정책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있다“며 ”더불어 1분기 실적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전체적으로 국내 증시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06억 원, 2238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SK텔레콤(0.40%)을 제외하고 삼성전자(-2.26%), SK하이닉스(-4.20%), LG화학(-3.29%), 현대차(-2.83%), 셀트리온(-0.75%) 등 대부분이 급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4.1원 오른 1,134.2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독일 등 선진국발 경기둔화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값은 주가나 원화 가치와는 달리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0bp(1bp=0.01%p) 떨어진 연 1.770%로 장을 마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1.75%)에 근접했다. 또 10년물은 연 1.888%로 4.6bp 하락해 2016년 11월 10일(연 1.819%) 이후 2년 4개월여 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다만 장기물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간 금리차(장단기 금리차)는 11.8bp로 좁혀졌다. 이는 2008년 8월 13일의 8.0bp 이후 10년 7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이다.

김유겸 센터장은 ”1분기 동안 변동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2016년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계절적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결국에는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현석 센터장은 ”매크로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감은 오랜 기간 주식시장 변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경기를 방어하기 위한 정책이 나오면 호재를 보였다가도 약발이 떨어지면 경기 하강에 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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