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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비둘기도 안 통한다...연준 양적긴축 조기 종료 서프라이즈에도 시장은 ‘시큰둥’
입력 2019-03-21 10:51
연준, 올해 기준금리 동결 시사에도 뉴욕증시 하락…디플레이션·경기둔화 우려 커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슈퍼비둘기’파와 같은 신호를 보냈음에도 시장 반응이 시큰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시장이 관심을 모은 금리 인상 시나리오와 관련,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모은 점도표는 올해 금리 인상이 한 차례도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인상 횟수에 대해 1회설과 0회설로 의견이 분분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설문조사에서는 연준이 하반기에 1회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점도표 상에서 올해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연준 위원들이 전체 17명 중 무려 11명에 달했다.

또 연준은 이번 FOMC에서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을 오는 9월 말 종료하기로 했다. 연준이 2017년 가을 자산 정상화에 나선 이후 2년 만에 이를 중단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연준이 당초 상정했던 2021~2022년 종료 일정을 크게 앞당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태도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날 뉴욕증시는 오히려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55%, S&P500지수는 0.29% 각각 하락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소폭 올랐지만 상승폭은 0.07%에 불과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너무 빠르게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중단하면서 시장에서 오히려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연준의 경제 전망이 어두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겼다고 풀이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정책 기조가 더 우울하게 바뀐 것이다.

마크 헤펜스톨 펜뮤추얼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점도표가 ‘제로’로 변한 것은 확실히 중요하다”며 “이는 매우 큰 변화다. 연준은 올해 들어 매우 비둘기파적으로 변했으며 지금 더욱 더 비둘기처럼 됐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20일(현지시간) 2.53%. 출처 CNBC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이 특히 크게 출렁거렸다. 미국 장기금리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으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53%로,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에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10.54엔으로 거의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0.5% 하락해 6주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하락한 것도 마진 축소 우려를 불러일으켜 이날 뉴욕증시에서 금융주 약세를 부추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게 된 원인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꼽으면서 시장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됐다.

한 연준 전 간부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과 기업, 소비자의 물가 전망이 저조하면 곧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이는 경제를 좀먹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낳는다”며 “이는 버블 붕괴 후 일본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큰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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