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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⑭]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 “플랫폼 노동자는 창의적인 지원 원해"
입력 2019-03-18 05:00   수정 2019-03-18 17:45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상대해야 하는 플랫폼 사업자, 부담만큼 보람도 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가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플랫폼 노동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PC로 일자리를 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그 범주와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다. 이와 관련해 플랫폼 노동자들의 지위 문제는 전 세계적인 논의 주제로 떠올랐고, 올해 1월 국내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성격을 띤 연대 조직‘플랫폼노동연대’를 출범했다.

한국 플랫폼 노동시장은 음식배달, 퀵서비스, 홈서비스, 대리운전, 택시호출 등으로 대표되는 O2O 서비스 시장에 종사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플랫폼 노동자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는 만큼 O2O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의 고민도 깊다. 2017년 3월 가사도우미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플랫폼 ‘청소연구소’ 서비스를 출시한 연현주(41) 생활연구소 대표도 그 중 한 명이다.

6000여 명의 가사도우미(매니저)와 가정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음을 연 대표는 매 순간 느끼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란 무엇인지,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생활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나 들어보았다.

청소연구소는 가사 도우미와 청소 서비스를 원하는 가정을 연결하는 모바일 앱이다. 누적 이용자 수는 20만 명에 달하며 6000여 명의 가사 도우미를 가정으로 중개해주고 있다.

다음, 엔씨소프트를 거쳐 2012년 카카오에 입사한 연 대표는 2016년 1월 카카오에서 O2O 홈서비스 사업부장으로 일하는 도중에 중국으로 출장을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현지 관계자는 “베이징 사람 60%가 앱으로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 대표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저녁 자리에서 만난 현지인들 모두 그 관계자의 말처럼 앱으로 홈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연 대표는 “생활 밀착형 홈 서비스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뒤 카카오의 O2O 홈서비스 사업 계획이 좌초되고, 연 대표는 2016년 말 카카오 직원 5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 생활연구소를 설립했다.

17일 기준 누적 투자액은 35억 원이며, 곧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6000명의 가사 도우미를 일일이 면접 본 연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고용·산재보험 가입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 중인 데 관한 소회다.

그는 “저희 플랫폼만 해도 평균 연령 52세로 대부분 중년 여성이 공급자로 일하고 있는데 이들이 4대 보험을 부담하는 것을 원할지 모르겠다”며 “틀에 박힌 지원보다 교육비 지원 같은 창의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가사 도우미들의 고용 안정이 높아져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연 대표도 공감했다.

예컨대 대출을 받으려면 재직 증명서를 떼어야 하는데 생활연구소는 이들에게 재직 증명서를 떼어줄 수 없다.

하지만 연 대표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환경일 것”이라며 “평생직장이 되려면 유연함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13세 쌍둥이, 9세 아들을 둔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대부분 워킹맘인 도우미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도우미 분 중에 딸이 아이를 낳아서 3개월 동안 일을 못 하게 됐다고 하신 분이 있었다”며 “3개월 뒤에 다시 일하시라고 했더니 ‘평생직장이 여기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연 대표는 청소연구소 서비스에 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가사도우미 O2O 플랫폼이 넘쳐나는 가운데 청소연구소는 ‘교육’에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과 인천에 총 5곳의 교육 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사 도우미 분들의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며 “센터를 이케아 쇼룸처럼 꾸며놓았는데 ‘살림 베테랑’이라고 자부하는 도우미 분들도 한번 교육을 받으시면 오히려 학구열을 불태우시고,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연 대표에 따르면 홈 O2O 시장은 한 해 10조 원가량으로 모빌리티 O2O 시장보다도 크다.

그는 “예전에는 집에서 빨래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 맡기는 게 당연해졌다. 향후 집 청소도 서비스를 맡기는 게 당연해질 것”이라며 “이 추세라면 2~3년 안에 기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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