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시장이 살아난다…글로벌 자금, 중국·러시아 등으로 몰려

입력 2019-03-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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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통화정책 전환·무역전쟁 불안 완화가 원동력…신흥국 주식·채권에 97조 유입

▲신흥국 채권·주식 자금 유출입 추이. 단위 10억 달러. 2월 256억 달러 유입. 출처 WSJ
신흥국 시장이 살아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몰리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신중하게 전환하고 무역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면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중국 주식에서 칠레 페소화에 이르기까지 신흥국 자산을 사냥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국제금융연구소(IIF)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에 860억 달러(약 97조 원)를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4~12월 9개월간 유입된 금액보다 많다. 이에 MSCI신흥시장지수는 지난해 말 저점 이후 13%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상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지면서 신흥국 투자 열기가 다시 뜨거워졌다. 신흥국 자산은 고금리에 밸류에이션도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만큼 지난해 약세와 같은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

지난해 많은 고통을 받았던 신흥시장들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반등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약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상하이지수가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신흥국 통화 가치 폭락에 휘말렸던 러시아 루블화도 올해는 견실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오랫동안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고립됐던 우즈베키스탄은 지난달 10억 달러 규모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당시 투자자들의 수요는 발행액의 8배 이상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마누라이프자산운용의 메건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이제 확실하게 회복했다”며 “이번 랠리가 오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 최근 신흥시장 상승세가 유지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새 무역 갈등 등 다른 리스크도 남아있다.

나티시스의 잭 야나시비츠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늦게 들어온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대폭 상승 기회를 이미 놓쳤을 수 있다”며 “우리는 지난해 10월 신흥국 증시에 대표 포트폴리오의 14%를 투자한 상태였으나 현재 이 가운데 일부를 현금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흥시장 거래가 현재 매우 인기 있고 많은 돈이 유입되고 있지만 수익률이 앞서 본 것과 같은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낙관적이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마이클 볼리거 신흥시장 자산 배분 대표는 “우리는 랠 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업계 평균보다 더 많이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투자자들과 달리 연준이 올해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믿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성장이 개선되는 상황에서만 일어날 것이다. 또 그런 상황이 오면 신흥시장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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