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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보고서] ‘회생신청’ 법인 하루 4곳…1곳은 ‘파산’행
입력 2019-03-04 05:00   수정 2019-03-12 16:22
①작년 법원 회생 신청 980곳…파산 접수 6년새 2배이상 ‘쑥’

[편집자주]

‘아수라장(阿修羅場)’.

회생법원의 첫 인상이다. 내내 고개를 떨군 기업 대표와 한숨과 고성을 번갈아 내뱉는 주주들, 잠자코 절차를 따르는 채권단 관계자의 이해관계가 시공을 초월한다.

회생이란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에서 희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깊은 좌절이다. 회생은 아득한 죽음의 기억이 가까스로 토해내는 날숨이다. 이투데이가 희망과 절망 사이 그 어디쯤에 놓인 회생기업들을 하나하나 만난다. 그들에게 닥친 위기와 그 이후 회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회생 이후의 모습을 남긴다. 이 기록이 지금 이곳에서 버티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에게 ‘반면교사’이자 참고서인 동시에 미래를 위한 대비책이 되길 바란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하루 평균 4곳이 빚에 허덕이다 법원 회생의 문을 두드렸다. 그중 1곳은 피를 토하는 고통을 안고 파산의 길로 들어섰다.

3일 금융권과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은 총 980곳으로 집계됐다. 영업일(246일)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평균 4곳꼴이다. 그중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은 680곳이었다. 10곳 중 3곳 정도가 회생법원의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파산절차에 돌입한 셈이다.

법원은 기업의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회생 또는 파산 절차를 결정한다. 존속가치란 기업이 영업을 이어갈 때의 기업가치, 청산가치란 영업을 중단할 때의 기업가치다.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클 경우 회생절차를 통해 기업을 살리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파산절차를 통해 기업을 정리하게 된다.

회생 접수 건은 2012년 803건으로 2016년(936건)까지 꾸준히 늘었다. 다만 2017년엔 878건으로 다소 줄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2017년의 경우 정권 교체와 주가 상승장 흐름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밖에 도산 관련 지표들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산 접수와 인용 건수는 지난해 각각 807건, 635건 등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파산 접수 건이 2012년 396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6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회생절차 신청과 파산 신청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유독 파산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펀더멘털이 취약한 기업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정기 신용위험 평가’에서도 기업 부실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특히 재무상태가 심각한 중소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부실징후가 나타난 중소기업 수는 총 180곳에 달한다. 100곳 중 8곳가량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되는 C등급의 기업이 132곳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법원 주도로 도산 작업이 진행되는 법정관리와 달리, 워크아웃은 채권단과 채무자의 자율적 계약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더 심각한 부실징후를 보이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의 부실징후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부실징후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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