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영국 공장 폐쇄 첫 스타트...英 자동차 산업 근간 흔들린다

입력 2019-0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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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브렉시트 이후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공장 폐쇄 결정…닛산·BMW 등도 생산계획 취소·공장 이전 등 영국 사업 축소

▲영국 자동차 생산 대수 추이. 단위 100만 대. 2018년 151만9440대.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가 임박한 가운데 자동차 수출 기지로서 영국의 지위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일본 혼다자동차가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자동차 업계에선 처음으로 영국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1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브렉시트가 일어나는 3월 29일 이후 영국의 4월 승용차 생산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30% 감소할 전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혼다처럼 생산 체제를 전면 개편하는 기업들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 수출 거점으로서 영국의 지위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혼다는 2022년까지 영국 남부 스윈던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이곳은 혼다의 유럽 유일 생산기지이자 주력 차종인 ‘시빅 해치백’을 생산한다. 해당 공장 직원 3500명은 일자리를 잃게 되며, 2022년께 생산을 시작하는 차기 모델은 일본 등 다른 거점으로 옮길 전망이다.

앞서 일본 닛산자동차도 지난 3일 영국 북부 선더랜드공장에서 예정하고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엑스트레일(X-Trail)’ 신모델 생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BMW는 옥스퍼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미니’ 중 유럽시장용을 네덜란드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포드차는 영국 엔진 생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JLR)는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4500명 감원을 밝혔다.

영국은 오는 3월 29일 EU를 이탈할 예정이지만 기업들이 사업을 계속하는 데 필수적인 통상 조건과 절차 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한 자동차 대기업 임원은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하룻밤 사이에 10% 관세가 EU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며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져 복잡하게 뒤얽힌 자동차 공급망이 바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은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몇 시간 분량의 부품만 재고로 갖고 있었으며 하루 1000대 이상의 트럭이 영국과 유럽 사이의 도버해협을 왕래했다.

일본과 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것도 수출기지로서 영국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혼다의 결정은 영국에서 지속적인 생산이 위험하다는 것을 부각시켰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리서치 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혼다는 영국 이외 EU 27개국으로의 수출이 전체 영국 생산의 약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대기업 중에서는 비교적 낮다. 도요타는 영국에서 유럽으로의 수출 비중이 약 90%, 닛산은 60%에 달해 브렉시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혼다보다 더욱 크다. 이에 이들 기업이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영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보다 9% 감소한 151만9440대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국 자동차 산업 투자액은 5억8860만 파운드(약 8565억 원)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이미 브렉시트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LMC오토모티브는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올해 영국 자동차 생산이 140만 대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 비해 11%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영국 자동차 매출은 약 90억 파운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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