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자본금 1조원 확대…내달 5G서비스 '테크핀' 실현"

입력 2019-0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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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숙원사업 해결…소상공인ㆍ자영업 대출 공략"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케이뱅크 본사에서 만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경복궁을 앞뜰로 쓰고있다”며 소박한 집무실을 소개했다. 다른 시중은행장 집무실과 달리 사훈을 새겨넣은 사자성어 액자나 흔한 은행장 명패 하나 없다. 벽면에 붙어있던 사내 포스터 “낮아지는 것은 당신의 직위가 아닌 소통의 벽입니다”라는 글처럼 자유분방한 문화가 퍼져있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심 행장은 2017년 4월 출범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장이다. 최근 자본금 확충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몸집을 1조 원대로 불릴 준비를 하고 있다. “출시 초기 고객이 몰려 새벽에 서버를 증설하며 날밤을 샐 때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했다”는 그는 제2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자본금 확충 전 단계로 대주주적격성 심사라는 관문이 남아있는 만큼 심 행장은 “아직 산 넘어 산”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대주주적격성 심사 통과가 돼야 본격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은 기본적으로 자본금이 있어야 해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금융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온 입장에서 다른 분야에서 벌어진 일로 길이 막혀버리면 힘들지 않겠냐”며 “당국도 법 취지에 맞게 전향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심 행장은 은산분리 장벽을 걷어내기 위해 발로 뛴 주역 중 하나다. 그는 “2016년 9월 처음 케이뱅크에 왔을 때부터 국회를 돌며 공청회나 토론회를 참여했다”며 “시민단체의 반대와 여야 간 의견도 엇갈려 처음에는 쉽지 않겠다 싶었지만 노력 끝에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소회를 전했다. 심 행장은 “상반기 중 아파트담보대출과 법인 수신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며 “법인 여신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성장을 많이 못 했기에 올해 목표를 의욕적으로 잡아놨다”며 “규모가 큰 아담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 여신은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대규모 대출보다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소호(SOHO) 대출 분야를 공략할 예정이다. 심 행장은 “은행에서 고객 대접도 못 받는 분들 중에서도 굉장히 성실하게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를 들어 주주사 중 GS리테일이 있어 편의점주들의 신용 상태나 매출 등 자료로 비대면 운영자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 고객층을 2030에서 5060으로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과제다. 통장에 잔액이 찍혀야 마음이 놓이는 다수의 중장년층은 여전히 지점 하나 없는 비대면 거래 방식을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심 행장은 3월 KT 5G 서비스가 시작되면 진정한 ‘테크핀(TechFin)’을 실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일단 방화벽, 보안장비 등이 5G와 결합되면 연결성과 즉시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보안성이 월등히 높아져 좀 더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인식이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생활을 바꿔놓는 ‘테크핀’은 케이뱅크에 무궁무진한 기회를 제공한다.

심 행장은 “KT 음성 AI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홈쇼핑을 보다가 음성으로 결제할 수 있다”며 “여기에 케이뱅크 계좌를 이용하면 추가 5% 할인, 최근 출시한 케이뱅크페이 쇼핑머니 대출 등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업이라는 새로운 곳으로 온 지 3년 차인 심 행장은 친정 KT에 있을 때와 느끼는 차이도 크다고 했다. 그는 “일단 금융은 돈을 다루는 부분이니까 엄격하고 보수적이고 지켜야 할 규제가 많다”면서 “통신사는 민영화 이후 일반 기업처럼 경쟁해서 나가는 분위기라 자유롭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본질은 ‘IT회사’”라고 정의했다. 구현되는 건 금융이지만 그 뒤에서 기반이 되는 건 IT라는 의미다.

케이뱅크 직원들은 스스로가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일할 때는 물론이고 우리사주 가입 비율도 73%(90억 원)로 회사의 등락과 희비를 함께한다. 심 행장은 “케이뱅크를 직장으로 선택을 할 분들은 본인이 뜻을 갖고 있고 회사의 비전을 보고 들어온 사람들이다”며 “직원들이 실제 회사의 주인이기 때문에 자기 노력에 따라 성과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 인력은 300명가량이다. 그는 “인원이 많고 조직이 커지면 관료화될 수밖에 없는데 저희는 수평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며 “프로젝트별로 소규모 TF(태스크포스)가 수시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페이의 ‘쇼핑머니’도 진정한 에자일 조직이 뒷받침됐기에 탄생했다. 심 행장은 “4명의 직원이 직접 팀을 꾸려 사업 계획에서부터 개발까지 재량권을 맡겼고 지금은 정식 팀으로 편제됐다”고 덧붙였다.

사내 포스터 ‘오고가는 잡담속에 피어나는 아이디어’에서도 엿볼 수 있듯 직원들의 모임 활동도 전폭적으로 격려한다. 케이뱅크에는 꽃꽂이, 영화, 야구, 농구 등 20개의 동호회가 활동 중이다. 행장과 직원 간 소통도 격의없다. 심 행장은 “같은날 입사한 사람들을 모아 식사를 하기도 한다”며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야 직원들 이름을 외우고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제3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앞둔 지금, 심 행장은 “3~4개 인터넷 전문은행이 영업하면 현재 1%대인 시장 점유율을 5%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간 경쟁보다는 기존 은행들이 등한시하는 영역에서 각자 다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행장이 생각하는 케이뱅크의 혁신은 ‘창조’보다는 ‘발명’에 가까웠다. 그는 “혁신이라는 게 ‘세상에 없는 새로움’ 보다는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움’ 즉, 기존에 사람들이 느끼던 불편함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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