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인모를 두통과 어지럼증, 알고 보니 담적증상?

입력 2019-02-18 17:3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위강한의원 분당점 홍욱기 원장

▲위강한의원 분당점 홍욱기 원장

판교에 살고 있는 가정주부 A씨(65)는 두통이 끊이지 않아 고민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해뒀지만 점점 통증이 심해져 두통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내원했다.

병원에서 CT와 MRI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신경성이라는 진단만 받았다.

A씨처럼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지속되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이 많다. 이런 경우라면 문제의 원인을 머리가 아닌 위장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은 담적증상일 수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위장이 나빠지면 사기가 장부에 머물러 있게 돼 적취가 생긴다’고 했고, 위나 대장에 담이 쌓인다는 표현이 있다. 이를 담적이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위장이 좋지 않았던 환자의 배를 복진해보면 이러한 담적이 뭉쳐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담적이 발생한다면 명치통증,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같은 소화 장애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를 담적병이라고 한다. 담적은 위장만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줘 두통이나 어지럼증, 우울증, 어깨결림, 안구건조증 등의 다양한 담적병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담적은 내시경이나 CT, MRI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해서도 파악하기 힘들다. 확실한 담적 파악을 위해선 자율신경계의 항상성 조절 메커니즘을 추적할 수 있는 자율신경 균형검사와 심도 있는 질문들도 구성된 문진이 필수다. 이외에도 복진, 맥진 등의 한의학적인 진단법도 고루 활용해야 한다.

담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위장 기능의 약화다. 따라서 담적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선 약화된 위장의 기능을 회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치료법으로 위장의 기능을 강화해주는 데 도움되는 탕약, 위장과 관련이 있는 경혈에 침을 놓고 전기자극을 주어 담적치료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경혈자극, 위장의 기능을 올려주고 위장 점막에 난 염증을 치료해줄 수 있는 약침 등이 있다. 담적증상과 원인에 따른 단계별 맞춤 처방이 가능해야 더욱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담적치료 등의 한방치료는 세밀한 진단과 환자의 상태에 따른 처방이 필수적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지 않는 과한 치료가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진과의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치료방법이나 유의사항 등을 미리 살핀 후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