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남북경협도 골든타임이 있다

입력 2019-02-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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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정치경제부 정치팀장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이번 북미 회담이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물론 올해 남북 경제협력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1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사적 위업으로, 이번 2차 회담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는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북은 3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남북한 경의선 현지 공동조사를 벌였고, 지난해 12월 26일 착공식을 개최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당시 경의선 현지 공동조사는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에 묶여 공동조사 열차와 조사인력만 북한으로 건너가 조사하는 선에 머물렀다. 실제 조사할 수 있는 장비는 대북 제재로 반입이 안 돼 단순 행사에만 머물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북미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 큰 실질적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일부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남북철도 연결과 함께 러시아 가스관이 연결된다면 현재 침체된 한국 경제에 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현재 정부 부처는 남북경협이 풀릴 것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일부 국민은 이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퍼주기식 사업이 아닌가라든지, 또 남북문제로 사업이 다시 좌초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부터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남북 평화는 우리에게 엄청난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설득 작업을 물밑에서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집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남북문제에 대한 평론가와 학자들은 많지만 실제 실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실무 구성 능력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아직 비핵화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앞서가는 얘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가 일부 완화된다면 개방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 미국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북한이 경제 개방을 한다면 외국 투자자들의 잔치에 우리는 자칫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남북경협 문제에서 우리는 정치권에 발목이 잡혀 느림보 행보를 보이는 동안 알짜 사업들은 미국과 중국 등이 거의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과 정치권 설득 작업에 문재인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그동안 몇 차례 있었던 남북경협 사업과 이번 북한 경제개방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이런 상황이라 북미 협상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한미 간, 남북 간 소통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고 청와대는 계속 얘기하지만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11월 21일 비핵화와 대북 제재, 남북협력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한미 간 실무협의체가 첫발을 떼면서 그나마 소통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남북 간 소통도 청와대는 부인하지만 사실상 김 위원장의 연초 중국 방문 때나 서울 답방 관련해서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적극적인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보일 필요가 있다. 또 남북과 북미 관계에 대한 정치권과의 진솔한 대화 필요성도 있다. 무조건 잘된다고 하기보다는 현재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를 위한 정치권의 협력 사항이 무엇인지 서로 의견을 나눠 거대한 북한 경제 개방 물결에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권도 지지세력의 표를 의식해 한물간 이념 논쟁에 열을 올리기보다 침체된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어떻게 찾을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결국 알짜는 외국 기업이 차지하고 우리는 껍데기만 만지는 우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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