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석유사업 발목 잡힌' SK이노베이션, 덩치 키웠지만 수익성은 급감

입력 2019-01-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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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실적 분리 발표 시작…'딥체인지 2.0' 기반 비정유부문 사업 확대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외형 확대에도 석유사업의 부진 탓에 수익성이 쪼그라들었다. 석유개발·소재 사업을 제외한 화학, 윤활유 사업이 모두 역성장하며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딥체인지 2.0’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유가변동에 따른 손익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헷지(Hedge)를 통해 영업외이익을 시현하며 수익성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데는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54조51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 1202억 원으로 34.2% 감소했다.

사업부별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매출액 39조 1935억 원, 영업이익 7132억 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9.6% 증가했으나, 4분기 유가 급락 및 정제마진 악화 여파로 영업이익은 52.5% 감소했다.

화학사업은 매출액 10조 6844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8.9% 감소한 1조 1175억 원를 기록했다. 윤활유사업 역시 경쟁사 신규 설비 가동 및 4분기 유가 급락에 따른 제품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한 4607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최초로 실적을 분리해 발표한 배터리사업은 매출액 3482억 원, 영업손실 3175억 원을 기록했다. 유럽지역 고객사에 대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9% 급증했으나, 투자 확대와 인력 충원,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 손실이 확대됐다.

반면 석유개발사업과 소재 사업은 수익성이 개선됐다.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5.8% 증가한 2558억 원, 39.2% 증가한 870억 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와 마진 등 외생변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딥체인지 기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 각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거둬왔다"며 "하지만 4분기에 들어 석유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석유사업 적자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적발표부터 배터리사업의 실적을 구분해 발표∙공시하기로 했다"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주와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회사의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분기 매출액은 13조94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영업손실 2789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 및 화학제품 마진 감소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증가 등에 따라 수익성이 급감한 것이다.

다만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헷지를 통해 4분기 중 6556억 원의 영업외이익을 시현, 세전이익은 278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선방에 크게 기여했다.

사업부문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과 휘발유 등 제품 크랙(Crack) 축소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으로 전 분기 대비 9624억 원 감소한 55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글로벌 정제설비 신증설과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IMO2020 황함량 규제 도입을 앞두고 경유를 중심으로 한 우호적인 시황이 전망된다.

화학사업은 전 분기 대비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및 올레핀 제품 스프레드 하락으로 전 분기 대비 960억 원 감소한 2495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올해 올레핀 스프레드는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우려 및 미국 에탄 크래커 PE 물량 유입 등으로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PX 스프레드는 중국 신규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으로 수급이 개선되며 전년 대비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마진 악화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재고 손실 증가로 인해 전 분기 대비 580억 원 감소한 74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글로벌 경기 둔화 및 GroupⅡ 신∙증설로 인한 공급량 확대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회사는 원가 절감 및 판매량 증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목표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 지난 7월 진행된 페루 56 광구 정기보수 기저효과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81억 원 증가한 7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SK이노베이션이 비정유부문을 확대하며 향후 글로벌 석유 시황 등 대외 변수에 대한 대항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배터리사업을 포함한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소재사업 등 비정유부문이 작년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6%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 시황 악화로 석유사업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따른 각 사업 별 내실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 선방을 이뤄 낼 수 있었다”며 “향후 딥체인지2.0에 기반해 배터리·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회사 수익 구조를 더욱 고도화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연간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주당 총 8000원을 배당하기로 확정했다. 지난해 7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중시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16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어 중간배당을 제외한 기말배당은 주당 6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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