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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공정거래-Law] 불이익을 고지하지 않아도 구입강제가 될까요
입력 2018-11-01 10:06

▲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최예은(변호사시험 6회) 변호사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A사는 5개 홈쇼핑 회사의 방송 채널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A사의 계열사가 건설 중인 골프장 회원권 구입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A사는 각 홈쇼핑사 담당자들에게 "다른 홈쇼핑사에도 구입을 제안했다"고 언급했지만, 구입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고지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3개 홈쇼핑사는 A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열사에 골프장 회원권 구입을 위한 사전예치금으로 총 66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반면 나머지 2개 홈쇼핑사는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하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A사로부터 방송 채널 배정, 송출수수료 책정 등에서 특별히 받은 불이익은 없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A사의 계열사 골프장 회원권 구입요구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구입강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공정위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3년 11월 28일 선고 2013두1188 판결).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구입강제행위가 성립하려면 사업자에게 △거래상지위가 존재하고 △그 거래상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에게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동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관련 별표1의2 제6호 가목). 구입을 강제하는 행위에는 구입요청을 거부하여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물론, 상대방이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도 포함됩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방송 채널 시장 상황 등에 비추어 3개 홈쇼핑사는 A사 외에 다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거나, 일부 지역에 있어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A사는 홈쇼핑사에 대해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골프장 회원권 구입은 계열사 자금지원을 위한 것일 뿐 방송 채널 송출 계약과 무관하고, 홈쇼핑사가 예측할 수도 없었던 사항이므로 정상적 거래 관행으로 볼 수 없고 △홈쇼핑사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다른 경쟁 홈쇼핑사에 같은 요구를 했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홈쇼핑사들이 66억 원을 지급한 시점에는 아직 골프장 회원모집 승인조차 없었고, 제반 정황상 골프장 회원권 투자가치가 인정될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홈쇼핑사들이 A사 요청 없이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받을 합리적인 경영상 사유도 없다고 봤습니다.

또한 △2개 홈쇼핑사는 구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입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구입 강제행위의 존부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문제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A사의 행위는 부당하게 구입을 강제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편 위 대법원 판결 선고 후 2015년 12월 31일 개정된 공정위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에 따라, 거래상지위가 인정되려면 △계속적인 거래관계가 존재하고 △거래의존도가 상당해야 합니다. 통상 거래의존도는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거래상지위가 인정될 수 있는 거래관계로는 본사와 협력업체·대리점, 제조업체와 부품 납품업체, 독점적 공공사업자와 계약업체 등이 있습니다.

거래상지위가 있는 사업자는 거래상대방에게 특정 상품·용역의 구입을 요청할 경우 불이익을 고지하지 않아도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있다면 구입강제에 해당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 경우 상대방이 자발적인 의사로 구입하였음을 입증할 자료를 구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상품·용역의 가치나 거래관련성이 낮을수록 부당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품·용역을 구입한 합리적인 이유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나 장기 재고를 처분할 경우 구입강제로 오인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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