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살해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트럼프 “사우디 옹호 아냐” 거리두기

입력 2018-10-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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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하고 살해한 뒤 토막내 처리”…살해 개입 부인하던 사우디 코너 몰려

▲1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 사우디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우디가 코너에 몰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2일 카슈끄지가 살해 당시 녹음 파일에 대한 터키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사건 정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일 오후 1시 15분께 카슈끄지는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가자마자 사우디 요원 15명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카슈끄지를 폭행하고 손가락을 자르는 등 고문했다.

당시 알오타이비 총영사가 요원들에게 “밖에 나가서 하라. 당신들은 나를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하자 요원 중 한 명은 “사우디로 돌아갔을 때 살아있기를 원한다면 입을 다물라”고 말했다.

NYT는 카슈끄지가 살해되는 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이후 사우디 요원 15명 중 한 명인 법의학자 살라 무함마드 알투바이지가 시신을 토막 내고 처리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은 카슈끄지 실종 연루설을 부인한 사우디 정부와 사우디를 두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살해 당시를 묘사한 녹취록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 방문 후 터키에 도착한 당일 공개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하고 사우디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녹취록 보도 이후 관련 증거를 터키 측에 요청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고 싶은 것”이라며 “그들을 옹호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 후 제출할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사건이 사우디 정부와 빈 살만 왕세자 주위에 ‘낙인’을 남겼다며 다음 주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불참하겠다는 선언이 이어지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사우디 방문을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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