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석탄건조설비사업 특혜·조작…국민혈세 407억 날려

입력 2018-10-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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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장도수 전 사장 등 관련자 사법당국에 수사 요청

▲남동발전 본사 전경. (사진=한국남동발전)

한국남동발전이 석탄건조설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자격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방만하게 운영해 막대한 사업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 8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남동발전 석탄건조설비사업 조사 및 처분결과’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석탄건조설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자격 계약업체에 위법한 특혜 제공, 무분별한 추가사업 투자 등 방만한 자세로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건조설비는 수분이 많은 저급의 석탄을 건조시켜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설비를 말한다.

남동발전은 2013년 한국테크놀로지로부터 260억 원 규모의 석탄건조설비사업을 제안 받고 사업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사업이었지만, 장도수 남동발전 전 사장의 압력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이훈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 사업계획 당시 이 사업의 경제성평가는 0.61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남동발전은 의도적으로 사업비를 140억 원(실계약금액 136억 원)으로 축소해 경제성평가 지표를 1.05까지 끌어올렸다.

계약 이후에는 축소한 사업비 중 94억 원을 편법으로 증액해 해당 업체에 특혜를 줬다.

또 성능평가를 할 때 한국테크놀로지에서 제작한 설비의 실측 열원은 설계 열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시험 성공'으로 결론을 냈다.

그 결과 석탄건조설비는 사업비 267억 원, 운전정비위탁 48억6000만 원, 지체상금 미부과액 29억 원, 운영손실 62억 원 등 407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아울러 해당 설비의 운전 가능일은 연 148일로 건조량 기준 이용률이 10%대에 불과해 연간 24억 원의 운영손실이 발생했다.

계약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남동발전은 한국테크놀로지와 2015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석탄건조설비 운전·정비 업무와 관련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과 소방시설공사업법상 사업자격이 없어 계약대상이 아니었지만, 남동발전은 이를 알고도 계약을 맺었다.

산업부는 특정 감사를 통해 사실 조사를 완료하고, 남동발전에 현직 전무 2명을 포함한 4명에 대한 해임과 총 36명의 중징계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계약 당시 남동발전 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과 한국테크놀러지를 사법당국에 의뢰해 뇌물 등의 금품 수수와 로비 전 과정을 수사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이훈 의원은 “전직 사장의 지위를 이용한 특정업체 특혜 제공과 위법행위 강요, 임직원들의 배임행위 등 전 과정에서 비위가 드러난 남동발전의 석탄건조화시설사업은 국민세금 407억 원을 날린 사건"이라며 "검찰의 조사를 통해 관계자들 간의 뇌물 수수 등 엉터리 사업의 배경과 범죄행위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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