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친구 "'사실상 뇌사 상태' 장기 기증 고려, 블랙박스 영상 보니…"

입력 2018-10-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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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부산경찰청)

부산 해운대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건을 돌파한 가운데, 피해자 친구가 애끓는 심정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의 친구 이영광 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 윤창호 씨의 상태와 함께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광 씨는 "(사고 직후) 창호가 기적적으로 살아날 거라는 그런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뇌사 확정 상태, 거의 그런 상태이고 저희는 이제 희망을 버린 지가 좀 됐다"라며 "지금 창호 부모님께서도 이제 그 현실을 받아들이시고 창호의 몫이 이거지 않을까, 생각을 하시면서 장기 이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계신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그날 창호 친한 친구 1명이 창호한테 고민 상담을 부탁하면서 불러냈다. 창호는 친구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기 위해서 (집을) 나섰고 블랙박스 영상을 보시면 창호가 이렇게 손을 들면서 '준범아, 우리 저기까지만 가서 헤어지자'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런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영광 씨는 "그때 만취한 음주운전자가 잡은 차량이 창호랑 창호 친구를 박아버린 거고, 그래서 창호는 15m 직선거리를 날았다"라며 "같이 있던 친구도 골반뼈가 다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지금 한차례 수술이 끝났지만 앞으로 또 여러 차례가 더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당시 운전자는 400m 거리에 있는 술집에서 보드카 2병, 위스키 몇 병을 마신 만취 상태였다. 동승자가 있었지만 말리지 않았고, 동승자 역시 만취 상태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영광 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들어보면 혀가 배배 꼬여 있고 차가 운전할 때도 왔다 갔다 지그재그로 좀 흔들리고 계속 그랬다"라고 밝혔다.

이영광 씨는 친구 윤창호 씨가 '대통령'을 꿈꾸던 모범생이었다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검사가 되길 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창호가 이렇게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음주운전 처벌에 대한 실태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충격적이었던 게, 음주운전을 통해서 사람이 죽었더라도 징역을 받지 않고 집행유예에 그치는 판결들도 정말 많았다"라며 음주운전 자체 또는 그로 인한 음주운전 사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지난달 25일 오전 2시 25분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만취한 운전자 박 모(26)씨가 BMW 320d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현역 군인 윤씨(22·상병)와 친구 배씨(21)를 친 뒤 도로 옆 주유소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윤 씨는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이며, 배 씨는 큰 부상을 입고 현재 치료 중에 있다.

5일 현재 윤창호 씨 친구들이 '도로 위 살인행위' 음주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담아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20만 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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