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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9 평양선언]문 대통령, 백두산 천지 도착 “소원 이뤄”…김정은 “남한ㆍ해외동포 백두산 봐야”
입력 2018-09-20 14:37
“김정은 서울 오면 한라산으로”…리설주 “백두에서 해맞이, 한라에서 통일 맞이한다”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백두산 장군봉 정상에서 천지를 내려다보며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셋째 날인 이날 20일 백두산 천지를 함께 오르는 친교 행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7시 27분 공군 2호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 떠나 오전 8시 20분께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미리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 10여 분간 군악대, 의장대, 시민들의 환영식을 받은 후 김 위원장 내외 등 일행과 함께 자동차로 공항을 떠나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도착했다.

장군봉 정상에는 두 정상 내외를 위한 의자 4개와 티테이블 배치됐지만 두 정상은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이동해 담소를 나눴다. 4·27 판문점 정상회의 때의 도보다리 회담과 같은 극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고 말을 꺼냈고 문 대통령은 “국경이 어딘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국경을 설명하면서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리 여사는 “7~8월이 제일 좋다. 만병초가 만발한다”고 얘기하자 문 대통령은 “그 만병초가 우리집 마당에도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꽃보다는 해돋이가 장관이다”고 소개하자 문 대통령은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얘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옆에 있는 보장성원에게 “천지 수심 깊이가 얼마나 되냐”고 질문하자 리 여사가 “325m다.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며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담소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 하고”라고 얘기하자 리 여사는 “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말씀드렸는데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고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었다”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한다”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깐”이라고 백두산 개방의 뜻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희망했다.

이어 두 정상 내외는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천지 쪽으로 내려가면서 다시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말하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농담하자 주위 일행들이 웃음이 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얘기하자 김 여사는 “한라산 물 갖고 왔어요.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거다”고 대답했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제주도 물을 채워왔고, 천지로 내려간 뒤 일부를 뿌리고 천지물을 담아 합수할 생각으로 병을 가져왔다고 한다. 김 여사는 천지에 가기 전 천지에 손과 발을 담가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두 정상 내외와 일행은 천지를 내려가던 중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 ‘향도역’에 잠시 들렸다. 향도역은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곳으로 북한에서 삭도열차로 불러 역명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 측 설명이다.

두 정상 내외는 승강장으로 이동해 곧바로 케이블카에 탑승해 10시 20분께 천지 쪽 승강장에 도착했다. 승강장에서 천지 물가 쪽까지는 약 300m 거리로 걸어서 이동하면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보였다. 두 정상 내외는 천지 인근을 산책했으며 이 자리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두 정상 내외는 오전 11시께 백두산 등반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던 차량 탑승해 오찬 장소인 삼지연초대소로 이동해 점심을 같이 먹었다.

문 대통령은 오찬 후 삼지연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특별수행원과 일반수행원은 삼지연공항에서 다시 평양으로 이동해 순안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귀국할 계획이다.

▲평양방문 3일째인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등 특별수행원들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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