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수처리 사업서 철수 검토"

입력 2018-09-10 09:46수정 2018-09-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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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사진 제공=효성)
효성이 수처리 사업에서 철수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올해 4~5월 경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수처리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환경부로부터 가압식 중공사막 멤브레인 수처리 시스템에 대해 환경 신기술 인증을 획득,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반 년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 효성, 글로벌 시장 경쟁 부담 느꼈나 = 효성이 수처리 시장에 문을 두들기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였다. 3여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효성은 2012년 11월 자체 개발한 침지식 멤브레인 수처리 시스템에 환경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바로 이듬해 12월에는 멤브레인 정수 시스템을 개발 한 이래 처음으로 수주에 성공하면서 순조로운 시작을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효성의 수처리 사업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했다. 작년 10월 말 효성은 가압식 중공사막 멤브레인에도 환경 신기술 인·검증을 획득, 다양한 수질과 현장 특성에 적합한 최적의 분리막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당시 효성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해수담수화, 하폐수재이용 등 산업용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포부를 밝힌 지 6개월 여 만에 돌연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효성 관계자는 “수처리 사업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4~5개월 전에 사업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효성 측은 사업 철수 판단의 근거를 묻는 구체적인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후발주자로 수처리 시장에 발을 디딘 효성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과는 달리 독일 랑세스, 미국 다우케미칼과 같은 외국 화학사들의 경우 일찍부터 수처리 시장이 발달해 오래 전부터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 “그래도 블루골드”…국내 화학사들 시장 공략 박차 = 그러나 글로벌 화학사들에 비해 업력이 길지 않다고 수처리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형 화학사들은 물론이고, 휴비스와 같은 중견 화학사들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세계 인구 증가, 기후변화, 도시화 등에 따라 물의 중요성은 커져가고 있다. 물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검은 황금’이라고 불리는 석유에 빗대 ‘블루 골드’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게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실제로 영국 물 사업 조사기관 글로벌 워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7386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수처리 시장은 2020년 834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로 약 94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글로벌 수처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국내 대형 화학사들도 잇따라 수처리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처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던 효성이 올해 중순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LG화학 청주 RO필터 전용공장에서 직원들이 수처리 RO필터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LG화학

이에 따라 국내 화학사들은 수처리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2014년 후발주자로 업계에 진출한 LG화학의 경우에는 갈고 닦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동 오만, 이집트 엘갈라라 등지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수처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 수년 간 파일럿 생산시설에 의존하던 롯데케미칼은 최근 수처리 분리막 공장 신축을 완료,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다. SK케미칼과 삼양사의 합작으로 설립된 휴비스는 우수한 분리막 기술을 기반으로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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