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구리 광산 발판삼아 경제 성장 노린다…‘오유톨고이’의 꿈

입력 2018-08-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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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톨고이, 2027년까지 세계 3위 구리 생산지로 도약 계획…글로벌 광산 대기업과 정부 갈등이 최대 걸림돌

▲2009년 11월 7일(현지시간) 몽골 움누고비 칸보그드 마을의 오유톨고이 구리 광산 부지에 새 갱도가 건설되고 있다. 칸보그드/AP뉴시스
최근 들어 구리는 전기자동차와 신재생 에너지 바람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꾸준하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구리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오유톨고이 광산 개발에 나선 몽골이 경제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구리는 풍력 발전소의 터빈과 태양광 패널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광물이다. 1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 터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3톤 이상의 구리가 필요하다. 콜린 해밀턴 BMO캐피털마켓 상품연구 책임자는 “구리는 소형 발전기들을 그리드에 연결할 때 필요해 재생에너지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구리 수요 급증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몽골 남부 지역에 있는 오유톨고이 구리 광산은 세계 수요 증가에 발맞춰 몽골 경제에 큰 도움이 될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몽골은 1990년 시장경제로 전환한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6차례나 받는 등 극심한 경제침체에 허덕였다. 높은 원자재 가격과 중국의 석탄 수요 증가로 마이너스 성장은 면했지만, 여전히 몽골 정부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오유톨고이 구리 광산은 2027년까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구리 생산지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70억 달러(약 7조9429억 원) 규모의 확장 공사가 완성되면 매년 50만 톤의 구리를 생산할 수 있다. 칠레 등 주요 생산지에서 공급량이 줄면서 2025년까지 구리 공급이 500만 톤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은 몽골 정부에 기회로 작용한다.

그러나 오유톨고이의 개발을 맡은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와 몽골 정부가 수익 배분과 세금 부과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어 개발이 더딘 것이 문제다. 리오틴토와 몽골 정부는 2013년부터 65억 달러 규모의 노천 광산을 개발하고 생산에 착수했다. 그러나 갈등이 풀리지 않아 2단계 지하광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가 2015년 개발 재개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리오틴토와 몽골 정부는 현재 1억5500만 달러의 세금을 두고 국제 사회의 중재를 기다리고 있다. 양측의 투자 합의는 올해 4월 전직 총리 두 명이 구속된 권력 남용 수사 과정에서 부패방지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갈등을 겨우 봉합했지만, 여전히 불안정성은 남아있다. 오유톨고이의 개발비를 리오틴토가 부담해 정부는 실제로 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었지만 2030년까지 배당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몽골 정부는 오유톨고이 광산의 지분 34%를 확보했다. 이를 두고 리오틴토에 지나치게 유리한 협정이라며 국내에서 반발여론이 등장했다.

리오틴토는 오유톨고이 광산이 몽골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빠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리오틴토는 광산 개발을 위해 1만4000여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4만 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르노 소이랏 리오틴토 구리 사업 책임자는 “전 세계가 오유톨고이를 주목하고 있다”며 “오유톨고이는 몽골이 투자하기에 적합한 국가인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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