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앞 ‘백인우월주의’ 집회 열렸지만…‘맞불집회’가 압도

입력 2018-08-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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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한 백인우월주의자 30명도 안 돼...트럼프 대통령, 작년 비판 의식해 “어떤 인종차별도 반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자유광장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반대하는 시민 수천 여명이 모여 “나치는 미국인이 아니다” “인종차별을 애국심으로 포장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서 ‘백인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집회가 열렸지만 이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이를 압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날 워싱턴에서는 지난해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일으켰던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제이슨 케슬러라는 주최자를 중심으로 ‘극우연합’ 1주년 집회를 했다. 그러자 수천 명의 시민이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고 20명 남짓의 ‘극우연합’ 참가자들은 경찰에 의해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 이날 워싱턴 경찰은 두 시위대가 접촉하지 못하도록 분리하는 데 힘을 쏟았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극우연합 측은 400여 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모인 인원은 30명도 채 되지 않았고, 반대 측 집회는 몇백 배에 달하는 수천 명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샬러츠빌 사태 때도 KKK 등 극우 인종주의자들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인원 비율은 1:20 정도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주최자인 케슬러는 ‘백인의 권리’를 내세우는 연설을 하려고 했지만 반대 집회자들의 야유 소리에 묻혔다. 반대자들은 “나치는 집으로 돌아가라” “부끄러운 줄 알아라” “위대한 미국에 인종주의자들이 설 곳은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1년 전 바로 이날 샬러츠빌에서는 남부연합 상징인 로버트 E.리 장군 동상 철거에 항의하는 백인우월주의 집회가 열렸고, 이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면서 충돌하면서 유혈 사태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극우 단체 소속의 남성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가 반대 측 집회자들을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해 헤더 헤이어가 사망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흑백 갈등이 초긴장 상태로 치달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 시위대를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을 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날 헤더 헤이어의 어머니 수잔 브로는 지난해 딸이 사망했던 장소를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와 우리 도시에는 거대한 인종차별의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고쳐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차별과 싸움은) 다시 이곳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또 다른 어머니가 서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미국에서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에도 반대한다”며 “우리는 한 국가의 일원으로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케슬러와 극우연합은 샬러츠빌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 집회 신청을 했으나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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