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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초지일관’ 자세가 필요한 태양광 산업
입력 2018-08-09 10:31
류정훈 산업1부 기자

▲류정훈 산업1부 기자
“산업 키운다더니 돌연 규제를 해 버리는 게 어디 있습니까.”

올해 강원도 고성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을 준비했던 김모 씨는 최근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공사는커녕 서류제출조차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있다. 3월 지방자치단체에 1MW 태양광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한 김 씨는 6월에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강화로 임야발전소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1.0에서 0.7로 감축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이미 사업 초기 비용으로 3000만 원가량을 지급한 김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이번엔 환경부의 임야지역 규제로 지자체로부터 사업을 진행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산자부와 환경부가 잇단 규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은 역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로 확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던 정부가 돌연 제어를 한 것이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와 투기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함이었다.

태양광 사업자들은 환경 파괴를 막겠다는 정부의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자신들이 ‘환경 파괴범’으로 몰린 것이 억울하다고 털어놓는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주자였고, 친환경을 주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한화큐셀 진천공장을 방문해 “한화큐셀을 업어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공장을 방문한 건 단순히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는 이유만은 아니었으리라.

개인 사업자들은 유예 기간이라도 달라는 입장이다. 한 태양광 사업자는 “정부만 믿고 (태양광 시장에) 들어갔다가 돈도 잃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6개월 유예’는 마지막 지푸라기인 셈이다.

정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시장에 올바른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물론, 임야 태양광 규제 강화도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결론일 것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키우겠다고 선언한 정부가 1년도 안 돼 규제를 강화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대인관계에서도 쉽게 말을 바꾸는 이는 타인의 신뢰를 잃는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되는 게 이번 정권의 최우선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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