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증시는 뜨는데…한국만 힘 못쓰는 사연

입력 2018-07-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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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나흘연속 하락했다.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2분기 기업들의 실적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들의 실적 훈풍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유럽 증시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19일(현지시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준 비판과 독립성 저해에 대한 우려로 지수가 떨어졌지만, 최근 다우존즈 산업평균지수와 S&P 500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증시 역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날은 대부분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수출 위주의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으로 스톡스유럽600지수, 영국 FTSE100지수, 독일 DAX30지수, 프랑스 CAC40지수 모두 상승세였다.

반면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7.82포인트(0.34%) 내린 2282.2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532억 원을 순매수를, 개인과 기관은 각각 337억 원과 183억 원 순매도했다. 평균거래대금은 18일까지 5조5763억 원으로, 5월 9조533억 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38.4% 떨어졌다.

매년 7월은 휴가철과 2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돼 거래대금이 다른 달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과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에 대한 전망이 예상과 달라진 이후로 주식거래 역시 빠르게 위축됐다”며 “부진한 수급 환경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발표에도 중국이 구체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투자자의 관심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이동했다. 증권 업계는 미국 S&P 500의 2분기 매출액이 8.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도 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8.1% 성장세를 보일 것을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원화 약세 등으로 실적 전망치가 지속 하락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코스피 상장사 147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47조6142억 원이다. 3개월, 1개월 전에 전망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보다 각각 2.9%, 1.1% 하향 조정됐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비제조업으로, 무역 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고 실적 기대는 좋다”며 “반면 국내 기업들은 무역분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고,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실적 기대가 낮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의 관망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연구원은 “주가를 상승 시킬만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최근 부동산처럼 증시에서도 거래 절벽이 발생했는데 이는 군중과 반대로 베팅할 수 있을 만큼 강한 방향성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증시도 소강 상태에서 소수의 모멘텀 주식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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