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 항공사 대만표기 수정 요구에 38개사 수용

입력 2018-07-1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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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사만 수정시한 연기…대만 정부, 표기변경 항공사 보이콧 검토

중국이 대만에 대한 표기 수정을 요구한 44개 외국 항공사 가운데 기한 10일을 앞두고 이미 38개사가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민항총국(CAAC)이 지난 4월말 이들 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과 별개 국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홈페이지 및 홍보 자료상의 표현들을 삭제하라고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15일 연합뉴스는 대만 자유시보를 인용해 44개 외국 항공사 가운데 6개 항공사만이 수정시한을 연기했다. 나머지 38개사는 이미 수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에어 캐나다, 독일 루프트한자, 영국 브리티시에어, 호주 콴타스항공 등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한 항공사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지난달 30일까지 수정을 끝내라고 했다가 다시 수정시한을 오는 25일로 연장한 상태다. 중국은 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는 중국의 압력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개별 항공사 차원에서는 표기 수정이 계속 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앞서 중국의 요구에 대해 "오웰리언(전체주의적) 난센스"라고 비판했으며,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아메리카에어라인, 델타 항공 등 자국 항공사들에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영국 외교부도 영국 기업이 정치적 압력 때문에 표기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의 압력에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정부 측은 기업 운영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리셴장(李憲章)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 정부의 입장 표명에 사의를 표명하며 다른 국가들도 중국의 패권적 행태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대만 정부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각국 정부 및 언론, 국제기구에 대만의 입장을 설명하고 친 대만계 인사들에게도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했다. 해외 교민들에게는 현지 기업에 대한 설득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압력에 굴복,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기하는 항공사에 대해 대만 정부가 자국민의 보이콧 운동을 조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은 항공사 표기 압력 외에도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사활동 강화, 대만 수교국 쟁탈전 등 대만을 상대로 다각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세계적 호텔 체인인 JW 메리어트와 델타 항공, 의류 브랜드 자라에 대해 대만과 티베트를 별도의 국가로 표기했다는 이유로 항의했고, 이들 기업은 결국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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