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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열기 예전보다 더 뜨거워
입력 2018-07-02 06:00   수정 2018-07-02 08:11
분양가가 낮아지자 시세차익 노린 수요 급증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이라고 하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 현장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일부 인기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예년보다 오히려 더 높아 주택 경기가 나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정부의 아파트 분양 포털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총 42개 단지 민영 아파트가 일반에 분양됐다. 이중 2건은 10년 임대 주택 분양 전환 물건이고 나머지는 순전히 신규 분양 분이다.

이 가운데 23 건은 1순위 청약을 끝냈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곳이지만 지방 분양 분도 여럿 있다.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도 1순위 완판을 보인 단지도 눈에 띈다.

낮은 분양가 영향으로 10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하남 미사역 동양 파라곤은 특별 케이스라고 쳐도 대구 힐스테이트 범어 단지 경쟁률 85 대 1은 예사롭지 않은 수치다. 미사역 파라곤처럼 억 원대의 시세차익이 기대되지 않은데도 말이다. 같은 지역의 수성 범어 에일린의 뜰도 17대 1을 나타내 지방에서도 지역 인기도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급 물량이 넘쳐나는 부산의 분양 시장도 생각만큼 어렵지 않은 듯하다. 동래3차 SK뷰는 12대 1의 좋은 성적을 냈고 초량 베스티움 센트럴 베이와 화명 센트럴 푸르지오는 각각 1순위에서 청약을 가뿐히 마감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분당 더샵 파크리버가 32대 1의 경쟁률로 인기가 높고 고덕 자이도 31대1을 기록했다. 서울 분양 분은 미달이 전혀 없다.

물론 순위 내 청약에서 대량의 미달 사태를 빚은 곳도 적지 않다. 부영주택과 관련 회사인 동광주택이 분양한 부산 신항 2,3,4 블록 단지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3개 단지 총 2012가구 분양에 신청자는 11명에 불과해서 그렇다. 부영의 기업 이미지가 좋지 않다고 해도 이 정도로 외면을 당할 줄 회사 측은 상상이나 했을까.

지방 중소도시 사정은 영 안 좋다. 대부분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산 예천지구 중흥 S 클래스는 순위 내에서 분양을 완료해 관심을 끌었다.

대표적인 공급 과잉 지대로 불리는 경기 남부권도 열기가 죽지 않은 모양이다. 오산역 더샵 센트럴시티, 의왕 더샵 캐슬, 군포 힐스테이트 금정역 등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물량이 넘쳐나도 될 만한 상품을 만들면 판매하는데 별 걱정이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브랜드가 약한 단지나 입지가 안 좋은 곳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때 잘 나가던 제주·원주·당진은 찬바람이 쌩쌩 분다. 특히 제주도의 서귀포 산방산 코아루와 제주 아이린 아파트는 청약자가 극소수에 그쳤다. 집값·땅값이 폭등하던 때와 완전히 딴판이다.

문제는 요즘의 아파트 청약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어떤 방향이냐는 것이다. 지방도시의 참패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인기지역 양상을 예의 주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청약 열기가 여전히 뜨겁게 달아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규제책 약효가 떨어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여차하면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할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물론 지금의 청약 열기는 경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분양가가 낮아서 나타난 현상이다. 아무리 유명 브랜드 상품이라도 해도 시세 차익이 없으면 수요자는 덤비지 않는다.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분양가 인상을 억제하고 있어 시세와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일단 당첨만 되면 몇 천만 원에서 억 대의 시세 차익이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지금의 청약 열기는 정부가 만들어 낸 것이다. 이래놓고 주택시장이 예사롭지 않다고 나오면 곤란하다. 이를 빌미로 추가 규제책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전반적인 주택시장은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이런 양상이 계속되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어 전반적인 소비 시장을 침체시킬 것이라는 소리다.

경험했듯이 주택시장을 너무 옥죄면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쇠퇴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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