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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유권자, 중앙은행 대출 직접 관리 거부…시중은행 안도의 한숨
입력 2018-06-11 08:04
금융위기 발발 위험 줄이자 vs. 은행 수익성 약화와 국가경제 치명타…국민투표서 새 은행 개혁안 75% 반대표로 부결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중앙은행(UBS) 본청. 취리히/REUTER연합뉴스
스위스 유권자들이 급진적인 은행 개혁안을 거부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새로운 은행 개혁안이 75%의 압도적 반대표로 부결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달 초 스위스중앙은행(SNB)이 국가 전체 대출총량을 직접 관리하는 방안이 국민투표 안건으로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시중은행이 예치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주는 것을 금지하고 앞으로 새로운 자금은 중앙은행에서만 발권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은행들이 새 대출을 발행함으로써 돈을 벌어들이는 기존 시스템과는 큰 차이가 있다.

개혁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새 방안이 스위스 금융 시장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급격한 호황과 불황 등 변동성으로부터 금융 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이 대출자와 대출 방법은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장기 자금을 확보한 후에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없는 돈을 빌려주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발권력이 있는 중앙은행이 사실상 대출 전체를 통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거란 우려를 낳았다. 반대자들은 이것이 경제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부결된 개혁안은 10년 전 시중은행들의 무책임한 대출로 인해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응책으로 처음 논의됐다.

일부 경제학자들과 지지자들은 개혁안에 대한 찬성을 독려하면서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필요한 10만 명의 서명을 모았다. 엠마 다우네이 캠페인 대변인은 “투표는 부결됐으나 사람들로 하여금 돈이 어떻게 창출되는지를 인식하게 한 것에서부터 금융 시스템 개혁은 시작된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은 국민투표에 오른 제안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 방안이 통과되면 은행 수익성이 약화하고 스위스 경제 전체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SNB는 법안을 도입해도 신용과 자산 버블을 완화시키지 못할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다. 은행들은 여전히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미래에 찾아올지 모를 위기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토마스 조던 SNB 총재는 “개혁안은 스위스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불필요하고 위험한 실험”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상업은행들도 법안이 가져올 급격한 변화와 이로 인한 결과를 경고했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회장은 “스위스 대형 은행들이 개혁안 도입의 이유가 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이야기 하지 않겠다”면서도 “스위스 국민이 자살 행위와 같은 법안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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