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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아시아] 세계 최대 영화 시장 중국서 일본 시나리오 몸값 높아진다
입력 2018-05-23 07:50
중국 영화업계, 아시아 콘텐츠에 주목…사드 인한 한국 콘텐츠 제약도 일본에는 호재

▲중국 영화 산업에서 일본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올라선 중국에서 일본 시나리오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의 박스오피스는 여전히 할리우드 콘텐츠가 지배적이지만 급속하게 시장이 커지면서 비영어권 국가인 일본 등 아시아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작년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성장한 560억 위안(약 9조543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3월) 매출은 202억 위안을 기록해 28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북미 시장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도쿄 소재 크릭앤리버의 리장 애널리스트는 “일본 콘텐츠는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 관객들에게 문화적으로 가까운 느낌을 줘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JC포워드의 와케베 유스케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콘텐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건 2014년 일본에서 히트한 뒤 2015년 중국에서 발표한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이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87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은 작년에 중국판 영화로 제작돼 4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소설가 유메마쿠라 바쿠의 ‘사문공해’를 각색한 중일 합작 사극영화 ‘요묘전’은 작년 12월 기준 5억30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와케베 CEO는 “중국에서 제작된 외국 콘텐츠는 순수 외국 콘텐츠보다 정치적인 제약을 덜 받는다”고 밝혔다.

일본 콘텐츠가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데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영향도 있다. 지난 2016년 하반기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됐고, 이전까지 큰 제약을 받지 않던 한국 콘텐츠는 타격을 받았다.

일본의 출판물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출판계에서 인기를 증명한 콘텐츠에 눈독을 들이는 중국 영화 산업계 투자자들도 많다. 일본 출판사 분게이슌주의 기쿠치 고이치로 수석 매니저는 “중국 기업들은 거의 매주 우리에게 연락한다”며 “특히 작년부터 사업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대형 출판사 고단샤의 가네코 요시오 국제출판권 담당 대표는 “우리는 일본 콘텐츠를 중국어로 번역해 더 넓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중국 본토와 대만에서 연간 약 200권의 책을 출판한다”고 밝혔다. 그는 “글만 있는 소설책보다 만화가 더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은 일본 출판사들에도 매력적이다. 일본 국내 시장이 인구 감소와 종이책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가케코 대표는 “캐릭터 관련 상품과 이벤트에 대한 권리를 포함해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이 우리 기업 전체의 매출 지분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중국 시장의 장애물로 종종 거론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법 콘텐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어서 위험 요소도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 중국 정부는 2500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삭제하는 등 저작권 침해에 맞서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쿠치 매니저는 “중국 시장에서 콘텐츠를 보호받으려면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정치적 영향으로 인한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일본 시나리오를 영화로 제작하는 데까지는 최소 3년이 걸리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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